좌파 성향의 덴마크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 대책으로 법인세율 인하를 추진한다. 지난해 미국ㆍ영국 등이 법인세율 인하를 실시했거나 추진하는 데 이어 덴마크 역시 친기업 행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는 고용 및 경기 진작을 위해 법인세 인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신경제창출 방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집권당인 사회민주당 대변인은 "현행 25%인 법인세율을 이웃 스웨덴과 동일한 22%로 낮출 계획"이라며 "법인세가 낮아지면 첫해부터 수백개의 직업이 창출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덴마크 정부는 이와 함께 호텔 및 관광업의 부가가치세를 없애고 운전거리당 징수되는 화물차의 도로교통세 등도 폐지할 계획이다.
덴마크 경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2개 이상의 은행이 문을 닫고 17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과 동일한 -0.4%의 역신장이 예고돼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4년 기준 최저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덴마크 크로네화는 유로화 환율에 연동돼 움직이는 페그제 방식을 택하고 있어 최근 유로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덴마크 현지에서는 법인세 인하정책이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정반대의 시각도 공존한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이익을 내온 기업의 세금을 줄이는 대신 더 가난한 이들의 주머니를 비우겠다는 것"이라며 "좌파 성향의 정부에서 이 같은 정책이 나왔다니 놀랍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