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결위 가동] 정국긴장 고조로 부실심의 우려

그러나 예결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은데다 한나라당이 2일 언론대책 문건파문과 관련해 국회 국정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 보이콧과 장외투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 예산심의가 불투명하다.여당도 야당이 언론문건 파문의 진상 규명을 호도하기 위해 무책임한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고 맞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부실 심의가 우려된다. 하지만 이같은 정국긴장에도 불구하고 비난여론을 의식한 여야 정책위는 새천년을 맞는 예산심의를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먼저 국민회의 지도부는 『당정간 협의를 마친만큼 정책적인 수정·추가건은 없다』는 입장이다. 물론 예결위가 정상화되면 의원들과 부처차원에서 개별사업의 추가반영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정책위의장은 이날 『현재 전문위원들이 각 상임위에서 개별요구 사항을 수렴하고 있다』며 『다만 야당에서 명시적인 예산안이 나오면 그에 따라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은 내년 예산안이 99년대비 예산규모 증가를 5%로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올해의 예를 보아 추경편성 등 대폭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원안을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현재의 예산안은 반쪽예산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적어도 10% 삭감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예결위 간사를 맡고있는 박종근(朴鍾根)정책실장은 『97년이후 3년간 누적재정적자가 48조6,405억원으로 2000년 예산상 적자까지 합하면 7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나 이에 대한 대책이 없고 국가채무 214조원을 어떻게 상환하겠다는 의지표명도 전혀 없다』고 비난했다. 朴실장은 또 『 경기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유가를 비롯 공공요금,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으로 인플레가 우려되는데도 재정긴축의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내년 예산안은 추경안을 포함 99년도 예산 88조5,000억원보다 5% 증가했고 99년도 당초예산 84조9,000억원보다 9.4% 증가한 92조9,200억원 규모다. 이에따라 한나라당 예결위원들은 『경쟁력 강화를 통한 고용창출에 역점을 둬야함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을 겨냥한 선심성예산이 급증하고 정부의 생산적 복지정책이란 명목으로 많이 숨겨져 있다』며 『이를 철저히 찾아내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실업대책의 미흡과 고용창출 신장을 위한 기반투자를 증액시켜 중소기업 등의 생산적 투자와 물류 사회간접자본 지원 확대에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선심성 예산 사례로 2조6,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서울시 강남순환도로 건설을 비롯 울산공업역사 박물관 건립(2,600억원 소요전망) 4조원 투입이 예상되는 목포~광양간 고속도로 등 남해안 관광벨트사업(내년예산 500억원 계상) 등을 지적하고 해당 상임위에서 삭감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또 지역특화사업으로 분류되는 부산신발산업(413억원)을 포함 광주 광산업 361억원 대구 섬유산업 1049억원 등도 선심성 예산사례로 꼽았다. 특히 건설교통부 관련 예산으로 양평~가남, 고창~장성, 춘천~양양, 서울~춘천, 전주~광양, 음성~충주 고속도로 건설은 사업계획이 불분명한데도 각각 30억~50억원씩 배정돼있어 삭감항목으로 분류됐다. 농림해양수산위의 경우 농가도우미 예산 600억원과 논농사 직불제 실시 추진비 2,500억원을 비롯 수세 300억원 규모폐지 등도 내년 총선에서 농민표를 의식한 선심성 예산으로 간주,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밖에 공무원 연금기금 결손 지원 1조원을 비롯 정책기획위원회 18억원 제2건국추진위원회 33억원 국민운동지원 150억원 등은 효과가 불투명한 선심성 예산으로 전액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장덕수기자DSJ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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