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국민은행에 끌려다닌다” 눈총

공적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부실 생명보험회사인 한일생명의 매각을 놓고 예금보험공사가 국민은행에 지나치게 끌려 다니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7월 한일생명에 대한 인수의사를 밝힌 후 예보와 매각협상을 시작했지만 여섯 달이 지난 현재까지 투자제안서 제출을 미루고 있다. 예보는 한일생명에 대한 유일한 원매자인 국민은행에 대해 최소한의 요구도 하지 못한 채 국민은행의 결정만을 기다리는 입장이다. 한일생명은 단독입찰이기 때문에 가격협상만 끝나면 바로 본계약체결이 가능하지만 국민은행은 김정태 행장 등 담당임원의 출장, ING생명과의 협의 등을 이유로 시간을 지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예보는 지난 주중 투자제안서 마감일을 통보할 방침이었으나 국민은행이 `양해`를 구하자 이를 포기했다. 예보 관계자는 “협상은 계속 진행하고 있지만 국민은행 측이 여전히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오는 17일 열리는 경영협의회에서 결론을 내 통보해오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삼성이 보험시장의 70~80%를 차지한 상황에서 뒤늦게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은 메리트가 없다는 회의론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보험업의 리스크를 감안했을 대 한일생명의 인수가치가 어느 정도일지 의심스럽고 한일생명 직원의 기대감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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