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사태'에 따른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이로 인해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타던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게 주요 외신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유동성 회수와 기준금리 인상 등 각국의 이른바 '출구전략' 시행이 당초 내년 초에서 내년 하반기 이후로 늦춰지거나 내년 경제성장률 자체가 크게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마수드 아흐메드 국제통화기금(IMF) 중동ㆍ중앙아시아 국장은 "두바이 국영회사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에 따른 은행 부문의 충격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로 인해 아랍에미리트(UAE)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대폭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 부문을 제외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3%에서 1∼3%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경기회복 과정에서 신흥시장과 상품(Commodity)시장에 새로운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WSJ는 이날 "미국 FRB의 새 임무는 거품과의 싸움"이라며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는 데 FRB 관리들의 견해가 모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벤 버냉키 의장은 거품 대처 방안으로 금리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미리 검토하고 있으나 금융시장의 활황(boom)을 '통화신용정책의 가장 어려운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섣부른 출구전략이 경제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은 FRB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FRB 이사를 지낸 프레드릭 미시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FRB가 새로 조성되는 거품에 공격적으로 대처하기로 한다면 이는 아직 취약한 상태인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지금은 출구전략을 시행하기에 매우 위험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엔은 미국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세계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경고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프리뷰로 공개한 '세계경제 상황과 2010년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세계경제가 평균 2.4% 성장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은 -2.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최근 나온 IMF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3.1%와 올해 전망치 -1.1%보다 비관적인 것이다. 보고서에서 유엔은 "내년 세계경제가 다시 성장할 것이지만 회복세는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각국의 출구전략 시행과 달러의 경착륙 가능성이 세계경제가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져들지를 좌우할 2대 위험변수"라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출구전략 실행과 함께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달러가치 하락이 새로운 금융불안을 촉발시킬 것임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