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시장] 외국업체공세 `안방' 내줄판

외국계 컴퓨터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 업체들이 한 카피에 100원 정도의 무차별적인 가격공세를 퍼부어 국산 바이러스 백신의 입지가 크게 줄고 있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만텍코리아, 트랜드코리아 등 외국업체의 공세로 PC시장에서 국산 컴퓨터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시만텍코리아(대표 김한태·金漢泰)는 올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IBM, 컴마을 등 대형 컴퓨터메이커의 번들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내년도 공급 계약도 모두 따냈다. 이로써 새로 출시되는 PC시장에서 시만텍의 시장점유율이 95%를 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만텍의 시장석권이 경쟁업체가 흉내낼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낮은 가격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실제 업계에서는 PC에 번들되는 제품의 경우 백신 한 카피당 가격이 100원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가격이 터무니 없이 낮다보니 국산업체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대표 안철수)는 일반인용 시장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안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PC번들 영업을 아예 포기 상태』라고 말했다. 외국업체가 이처럼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것은 일반인 시장이 대형 컴퓨터업체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적은 인력으로도 영업이 가능하고 제품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경쟁사를 도태시키고 나면 이후 독점적인 이익이 보장되는 것도 가격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실제 시만텍코리아의 경우 해외지사중 한국에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쟁사가 사라지고 나면 이전에 발생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가격을 크게 올리는 게 당연하다』며 『외국업체의 무분별한 가격 덤핑을 막을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문병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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