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발행된 국채 30년물의 투자자층이 기존 고액 자산가 뿐만 아니라 중산층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저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 눈높이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9일부터 30년 만기 국채 10월 발행물량 1,200억원 가운데 1,000억원을 팔았다. KDB대우증권은 700억원의 물량을 모두 팔았고, SK증권(440억원)과 동양증권(400억원)은 매입 물량을 모두 기관에 매각했다.
특이한 점은 리테일 시장에서 팔린 물량 가운데는 1억원 미만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발행된 국채 30년물이 10억~20억원 단위로 슈퍼리치들에게 주로 판매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관계자는 “지난 달에는 10~20억원 규모로 대거 매입하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이달에는 1억원 미만 구입이 크게 증가했다”며 “140억원의 판매 물량 가운데 50% 가량이 1억원 미만 단위로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조원희 KDB대우증권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1센터장 역시 “지난달에는 슈퍼리치들이 10억원 이상의 큰 자금으로 한번에 매입한 반면 이달에는 평균 3억~5억원 수준의 판매가 많고 소액 매입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국채 30년물에 대한 투자가 중산층까지 확산되는 것은 앞으로 저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달 발행된 국채 30년물의 발행금리는 연 2.98%와 3.01%로 기준금리(3.00%)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1~2차례 인하할 경우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장기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금리가 만족스럽지 못 해도 긴 흐름에서 보면 3% 수준의 금리가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장기 저금리 시대를 내다보면서 개인 투자자 층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