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M&A 큰손' 이미지 타격

공개매각 대상여부 확인않고 시작 '어처구니없는 실수'

산업은행이 LG카드의 ‘공개매각’ 대상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매각작업을 시작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러 그동안 자랑해온 ‘국내 M&A 주간사 1위’라는 기치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 측은 “공개매각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당연히 예외조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해 매각작업을 시작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의 정황을 살펴보면 산업은행이 기본적인 증권거래법상의 조항을 몰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은행 측이 금융감독위원회에 법률적 검토를 구두상으로 요청한 것은 지난주 말이다. LG카드 인수후보들의 인수의향서 제출 마감시한이 지난 4월18일이었으므로 무려 2개월 가까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이다. 김용환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은 “산업은행이 이 규정을 모른 채 매각절차를 진행했는지는 자세히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감위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말에야 실무진이 유권해석을 요구한 것을 보면 산은이 이 사실을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13일 공개매수 문제가 불거지자 잇따라 대책회의를 갖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공개매수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유권해석이 나와도 LG카드 매각작업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M&A 업무의 강점 등을 내세우며 투자은행으로의 전환을 꾀하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이번 실수가 ‘깊은 상처’가 될 수 있다. 또 LG카드 매각 지연에 대한 책임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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