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인기… 지분 클수록 수요 줄어"

재건축 앞둔 개포주공1, 큰 집이 가격 더 떨어진 이유는
36·42㎡형 2,000만원 하락
49㎡이상은 8,000만원 빠져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일반아파트에 이어 재건축 예정아파트에서도 중소형주택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아파트시장에서 110㎡형 미만의 중소형 주택에만 수요가 몰리고 있어 이를 감안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에서는 최근 주택형이 클수록 집값이 더 많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7억5,000만원, 8억6,000만원 선에서 각각 시세를 형성하던 이 아파트 36ㆍ42㎡형은 각각 2,000여 만원 정도 떨어진 정도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14억원 이상을 기록했던 56㎡형은 같은 기간 13억2,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렸고 49㎡형 역시 10억6,000만원에서 9억8,500만원으로 8,000만원 가까이 집값이 빠졌다. 개포주공1단지가 주택형 별로 집값 하락폭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대지지분 3.3㎡당 단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분크기가 크면 향후 대형주택을 받을 수 있어 가격이 더 비쌌지만 최근 중소형주택형의 인기가 더 높아지며 지분이 큰 집을 찾는 사람이 줄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용가치가 거의 없는 노후 아파트에서는 감정평가액이 지분 크기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 아파트 36㎡형, 42㎡형, 49㎡형, 56㎡형의 대지지분 크기는 각각 46㎡, 57㎡, 69㎡, 80㎡다. 올해 초의 시세를 기준으로 이 아파트의 지분 3.3㎡당 단가를 계산해 보면 시세 42㎡형은 4,987만원인 반면 56㎡형은 5,785만원으로 3.3㎡당 800만원 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개포동 수정공인 관계자는 "재개발 아파트를 보면 지분크기가 작을수록 3.3㎡당 지분값은 더 비싸기 마련인데 유독 재건축 아파트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지분당 단가를 기준으로 집값이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50㎡형 이상의 대형 주택을 원하는 투자자가 아니라면 굳이 초기 투자비용을 높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시세를 기준으로 한 3.3㎡당 지분값은 42㎡형이 4,871만원, 56㎡형이 5,454만원으로 격차가 불과 한 달여 만에 200만원 정도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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