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헤서웨이 주총에 올해 3만5,000명이라는 대규모 관중이 모이긴 했지만 예년에 비해 관전의 ‘흥미’는 떨어졌다.
투자의 천재 워런 버핏조차도 금융위기를 피하지 못해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예년처럼 마냥 웃고 떠들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지난 1년간 버핏 투자군단의 사령탑격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주가는 30%나 추락했다. 버핏 특유의 위트로 간간이 폭소가 터져나오긴 했으나 예년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는 게 행사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자본주의의 축제’를 보는 재미가 반감된 데는 비단 암울한 실적과 전후 최악의 경제침체 탓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주총의 진행방식이 달라진 점도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주총의 가장 큰 변화는 발언권을 주주에게만 준 것이 아니라 세명의 언론사 패널에게도 질문권을 준 것. 뉴욕타임스와 CNBCㆍ포브스 등 세명의 언론사 패널이 독자를 대상으로 질문을 받아 주주들과 번갈아가며 질문을 던졌다.
주주들만이 마이크를 잡았던 지난해의 경우 지난해 10대 소년이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야구단을 살 의향이 없는지, 어떤 직업을 택해야 하는지, 심지어 인생상담에 관한 질문도 받았었다.
버핏은 이에 대해 주총 안내문을 통해 “내 나이 78세가 되니 발 빠르다고 대접해주는 것이 터무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농담조로 주총 방식을 변경한 이유를 설명했다. 발언권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오전8시 정각 문을 열자마자 쏜살같이 내달리는 것을 막겠다는 뜻이다. 또 이번 주총 방식 변경에는 미국 언론사들의 집중적인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