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계 '환율 희비'

국내여행 알선 전문업체 환차손에 울상
해외투어 업체는 예약늘고 환차익까지

최근 급격한 환율하락이 이어지면서 여행업계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해외로 여행객을 내보내는 ‘아웃바운드’ 여행사들은 예약이 늘어 희색인 반면 ‘인바운드’ 업체들은 앉아서 환차손을 입을까 난감한 표정이다. 자유여행사는 최근 달러 대비 원화환율이 하락하자 환차익만 월 5,000만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여행객들의 80%가 아웃바운드인 이 업체는 12월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해외로 나가려는 여행객들의 예약이 크게 늘고 있다. 심양보 사장은 “최근 환율하락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해외여행 예약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겨울방학 성수기가 겹쳐 이번 겨울을 싼 값에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는 고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울철 골프 등으로 국내 여행객들의 주요 여행 대상지인 동남아와 중국 등은 달러베이스 계약이 많아 필리핀ㆍ마카오ㆍ베트남 등으로 향하는 항공기의 좌석 점유율도 최근 거의 100%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웃바운드만을 취급하는 하나투어도 현지 지상비(국내 여행사가 해외 협력사에 건네주는 여행경비)의 하락으로 지난해에 비해 평균 30% 이상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격적인 겨울시즌 예약은 12월이 돼야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현재로서는 원화나 달러로 결제하는 동남아ㆍ호주ㆍ미주지역으로의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국내 인바운드업체들은 환율하락이 최근 ‘한류열풍’으로 좋아진 시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달러베이스 계약이 많아 환차손 발생 가능성이 많은데다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일본의 경우 엔화가 원화와 동반 강세여서 별 이득이 없기 때문이다. 한 인바운드업체 사장은 “근래 중국ㆍ동남아지역에 원화강세로 겨울철 방한 여행상품이 비싸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며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국내로 들어오는 여행객 수가 격감한데다 이번 환율하락 여파로 추가적인 타격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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