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공, 이사장 선임 늦어 업무차질

일년에 2조5,000억원이 넘는 정책자금을 비롯 기술ㆍ판로지원 등 각종 중소기업 지원업무를 집행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사령탑이 지난달 28일 이후 20여일이 넘도록 공석이다. 이처럼 신임 이사장 인선이 늦어진 것은 79년 공단 출범 이후 이례적인 일. 와야 할 이사장이 안 오자 중진공 임직원들은 일이 손에 안 잡힌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이와 비례해 민간기업 CEO 내정설, 자체 승진설 등 온갖 이야기가 난무하고 있다. 중소기업청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중진공 이사장 선임 지연과 관련, 이번 인사가 신정부 출범 이후 정부산하기관의 첫 정기인사란 점에서 상징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적임자를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유채 전 중진공 이사장의 임기만료일은 노무현 대통령 취임일인 25일보다 이틀 늦은 27일. 따라서 중진공 이사장 인사는 신정부의 첫 산하기관 인사가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90년대 이후 산업자원부 1급 출신의 퇴직 관료가 낙하산으로 내려오던 관행에 제동이 걸려버렸다. 신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되도록 배제하고 능력 위주의 새로운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당초 임내규 전 산업자원부 차관의 내정설이 돌았지만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말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전문가를 중용한다는 차원에서 민간기업 CEO나 중진공 임원 중 자체 승진시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어쨌든 빨리 이사장을 선임해 업무공백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규진기자 sky@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