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공기업] 한국석유공사
정부는 지난 2월 23일 한국이 산유국 대열에 진입했음을 대외에 천명했다. 98년 경제성이 확인된 울산 앞바다의 동해-6광구 가스전의 개발을 공식 선언하고 2002년 6월부 터 상업생산을 시작키로 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앞으로 15년동안 연간 400만톤의 LNG수입 대체효과가 발생해 개발비용을 제하고도 5억4,000만달러의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석유개발과 비축 등을 도맡는 한국석유공사는 경영최우선 전략으로 이 같은 가스ㆍ석유 등 에너지원 자주개발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경영시스템을 재정의존에서 탈피해 자립경영체제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석유공사 예산의 대부분을 정부 재정에 의존해야 하는 탓에 이 같은 자주개발은 새로운 원유 및 가스개발에 재투자할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유 자주공급비율은 1.8%. 자국에 유전이 없는 일본과 독일의 15%와 20%에 크게 밑돌는 수준이다.
공사는 이에 따라 2004년까지 자주 원유공급률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아래 해외 유망광구 개방에 적극 참여, 2억 배럴의 가채매장량(채굴 가능한 매장량)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지난 9월 베트남 붕타우 동쪽 15-1광구에서 발견한 유전(가채매장량 4억배럴) 을 2003년부터 원유를 생산키로 했다.
내부적인 경영혁신도 돋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 98년 공기업 최초로 직원 동료 상호ㆍ상하간 평가하는 다면평가제도를 도입했다. 공사는 이 제도를 바탕으로 팀제의 확대와 인력풀 등 민간기업 못지않은 새로운 제도를 과감히 도입해 공기업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사례는 산유국과의 전력적 제휴를 통한 석유비축사업의 효율 극대화. 지금까지 안보논리에 근거한 석유비축사업에 경제성을 가미한 것이 핵심이다. 노르웨이 국영석유회사와 계약을 체결해 800만배럴의 석유를 공동비축함으로써 금융비용과 저장관리비를 최고 600억원 가량 절감하게 됐다.
전용호기자 ch
입력시간 2000/11/2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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