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제작 단계에 있는 영화 아이템을 투자자들에게 미리 제시해 투자를 유치하는 '힛 바이 피치' (Hit by Pitch)행사에 참여한 프로듀서 김상범씨가 기획중인 스릴러 '비밀과 거짓말'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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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제작 단계에 있는 영화 아이템을 투자자들에게 선보이는 '피칭'(Pitching)행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제 1회 '전주 프로젝트 프로모션'(JPP)과 10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린 'KPIF'(Korean Producers in Focus)에 이어 지난 8월에는 CJ와 한국프로듀서조합이 주최한 'PCC'(Pitching Competition by CJ)가 새롭게 개최됐다.
또 26일에는 압구정의 한 컨벤션 센터에서 제 2회 '힛 바이 피치'(Hit by Pitch) 행사가 열려 영화 관계자뿐 아니라 OSMU(One Source Multi Useㆍ원소스멀티유즈) 관계자들도 참여해 관심을 끌었다.
피칭 행사들은 영화 프로듀서들이 기획하고 있거나 제작을 눈앞에 둔 영화 아이템들을 투자자들에게 직접 선 보임으로써 투자사와 프로듀서들의 소통 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친분이 있는 사람 혹은 알음알음으로 영화 아이템을 소개하고 투자를 받던 관행에서 벗어나 공식적으로 아이템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프로듀서나 제작사로서는 한꺼번에 많은 투자자들에게 아이템을 소개할 수 있고, 투자사로서는 다양한 아이템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힛바이피치' 행사는 응모된 모든 프로젝트들을 투자사들에게 소개하고 미팅을 희망하는 프로젝트들에 대해 프로듀서와 투자사의 1대 1 비즈니스 미팅을 주선하는 프로젝트 마켓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주최측인 한국프로듀서조합에 의하면 총 80여명의 투자사 및 관계자들이 참여해 45건의 미팅이 이뤄졌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CJ엔터테인먼트, 롯데 엔터테인먼트, 프라임 엔터테인먼트 등 영화 투자사 뿐 아니라 예림당과 살림 출판사 등 타 분야의 관계자들이 참여해 영화 아이템의 OSMU 가능성을 기획단계부터 가늠해 볼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하듯 이날 아이템을 선보인 프로듀서들 중 일부는 영화 기획 단계부터 공연이나 출판 가능성도 염두하고 있다며 출판사와 공연 제작사들과 협의 중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피칭행사에서 공개된 기획ㆍ제작 단계의 아이템들은 한국영화의 제작 흐름도 반영하고 있다. '힛바이피치' 에 나왔던 총 19편의 작품 중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는 총 10편에 이르는 데 반해 스릴러는 5편, 멜로ㆍ액션ㆍ호러는 각 1편에 불과했고, 각 영화는 20억원 안팎의 제작비를 예산으로 잡았다.
한 투자자는 "작년까지 스릴러 열풍으로 투자 요청이 들어오는 작품의 80%가 스릴러였다"며 "영화계 불황으로 예산이 상대적으로 적게드는 드라마ㆍ코미디 장르의 기획이 많아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영화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예전처럼 지인을 통해 영화 투자를 받는데 한계가 생겼다"며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피칭행사와 마켓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