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공룡 GM과 크라이슬러를 파산시킨 후 회생의 길을 찾겠다는 방안이 심도있게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채권단과 노동조합원들의 피해 및 양보가 부각되겠지만 GM과 크라이슬러는 일거에 클린 컴퍼니의 요건들을 갖춰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블럼버그 통신은 9일(현지시간) 지난해 재무부가 구제금융(TARP)재원으로 지원한 브리지론은 민간 은행의 채권에 비해 후순위 채권이라며 정부가 공적자금 회수를 담보하기 위해 파산보호 신청을 유도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 세금 등 국가 채무가 최우선적으로 갚아야 할 채권이 된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구제 금융을 계기로 정치권과 학계에서 제기된 ‘선파산-후구제론’이 이달 초 재무부가 파산 전문가로부터 구조조정 시나리오에 대한 자문을 받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급격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는 재무부가 최근 파산전문 로펌의 자문을 받아 채권 순위 조정에 나섰으나 만약 이 작업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추가 공적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질서 정연한 합의파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GM이 지금 파산 보호를 신청한다면 몇 개월 전 생각했던 것 보다는 충격이 작을 것”이라며 “자체적인 구조조정으로는 부채를 25%밖에 줄이지 못하지만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 6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GM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채권 금융기관으로부터 상당한 양보를 얻어내야 하는데 만약 만족할 만한 양보를 얻어 내지 못하면 정부는 파산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산론 확산에 기름을 끼얹었다.
두 회사는 오는 17일까지 의회에 자구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재무부는 이를 토대로 3월말 장기생존 가능성을 최종 점검해 채권 조기 회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GM은 10일부터 채권단과 출자전환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10년 전 분사 시킨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 공장 일부를 인수를 추진하고 있어 몸집을 부풀려 추가 구제금융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