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보고 시대] 깨끗한 바다 우리손으로

육지에 이어 바다도 환경오염으로 신음하고 있다.70년대부터 시작된 공업화로 육지로부터의 폐수, 쓰레기 등 오염물질 유입이 급속히 늘어났고 그 결과가 이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동·서·남해는 대륙과 일본열도사이에 놓인 반폐쇄성 해역이다. 또 연안은 리아스식 해안으로 바닷물의 순환이나 오염물질의 이동이 원활치 못해 환경오염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안수질은 90년대들어 대부분의 해역이 2등급(화학적 산소요구량(COD)기준 2MG/ℓ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마산, 온산, 광양만 등 공단이 밀집한 연안은 이미 공업용수로 밖에 이용할 수 없는 수준인 3등급으로 떨어졌다. 특히 이들 연안에서는 중금속에 오염된 홍합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해양학자들은 연안의 오염실태가 정부발표보다 더욱 높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정부에서 조사하는 COD기준으로는 중금속 오염실태나 퇴적되는 오염물질의 양을 파악할 수 가 없다는 것이다. 해양생태계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해상유류오염사고도 91~97년간 총 2,400건이 발생했다. 유출된 기름의 양만도 3만5,500㎘에 달하고 이에따른 직접적인 어업피해액만도 3,000억원이 넘는다. 육지에서 처리하지 못하는 악성 폐기물의 해상 투기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난해 바다에 버린 폐기물은 564만3,000톤. 91년의 139만1,000톤에 비해 4배이상 늘어난 것이다. 해역별로는 동해 배출량이 40만9,000톤에서 363만톤으로 9배나 늘었고 서해 배출량도 두배 이상 늘었다. 바다에 버려지는 폐기물은 분뇨와 정화조 오니, 수산물 가공 잔재물, 식품공장과 생선가게의 폐수와 폐산 폐알칼리 등이다. 폐기물들은 해양오염방지법에 따라 지정된 폐기물 배출해역은 군산 서방 200㎞ 공해와 포항 동방 125㎞ 공해사의 동해 해역, 그리고 부산 동방 90㎞의 공해상에 버려진다. 바다에 투기되는 폐기물과는 별도로 육상으로부터 정화되지 않는 폐수의 유입과 쓰레기 투기 등으로 연안도 오염도 가중되고 있다. 정확한 실태조사 한 번 해 본 적이 없다. 중국의 랴오둥(遼東)반도와 산둥(山東)반도 사이의 발해만에서는 지난 9월 3,000㎢에 달하는 광범위한 적조현상이 발생했다. 이 적조는 10년간 발생한 적조 가운데 가장 넓고 지속일수가 가장 길었다고 중국언론은 전한다. 적조는 수온과 염분 및 수중 영양분의 변화에 따른 것이지만, 육지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이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에서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오염수 배출구는 모두 57개로 대규모 중공업단지와 해상유전 등이 몰려있다. 발해만일대에는 중국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오염물질을 바다로 쏟아내고 있다. 발해만의 수질은 3등급 이하로 떨어져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해역으로 꼽히고 있다. 오염된 발해만의 바닷물은 결국 황해로 흘러나와 황해 전체의 수질에도 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해양학자들은 전망한다. 해양오염을 조사하고 방지하는 정부의 대책은 걸음마 수준이다. 지난 96년 해양오염방지 5개년 계획을 수립한 해양부는 1년에 한번 280개 해상지점에서 21개항목에 대한 수질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생물체와 퇴적물에 대한 오염조사는 2000년께 시작할 계획이다. 바다에 퇴적된 오염물질을 제거하거나 육지로부터의 유입을 차단하는 적극적인 오염방지대책은 재원문제와 기술문제로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다만 바다와 인접한 육지를 각각의 특성에 따라 용도를 지정하고 보전이 필요한 지역에서 공단조성이나 매립을 막는 연안역통합관리체계 구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연안역관리법」이 임시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시행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연안역통합관리란 해양환경보전과 체계적인 개발을 위해 바다와 이에 인접한 최대 1㎞범위의 육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관리하자는 개념. 해양부는 우리나라 전연안을 대상으로 개발정도와 보전가치 등 광범위한 조사를 내년말까지 마무리짓고 주민여론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거쳐 각 연안의 이용범위를 지정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해양은 오염이 서서히 진행되지만 한 번 오염될 경우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양오염의 80%는 육지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등 국민들 개개인의 조그마한 노력들이 바다를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이학인 기자】 <대/입/합/격/자/발/표 700-2300,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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