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근무와 포근한 봄 날씨 덕분에 어느 때보다도 주말이 기다려지는 것이 요즘이다. 갑갑한 넥타이와 와이셔츠는 벗어버리고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가족들과, 또는 친구들과 놀러 나가는 것이 낙이라는 직장인이 대다수일 터. 어른스러운 클래식한 멋과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겸비한 캐주얼복장으로 직장에서와는 다른 `나`를 연출하는 것도 주말의 즐거움을 더해줄 것이다.
정장에 익숙해 있는 30대 이상의 직장 남성들의 경우 워낙 다양하게 나온 캐주얼 아이템으로 자신의 멋을 추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차라리 똑같이 입을 수 있는 양복이 편하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실정. 하지만 심플한 몇 가지 아이템과 너무 튀지 않는 자연스러운 색상 선택을 염두에 둔다면 `주말용`코디도 어렵지 만은 않을 것이다.
우선 올 봄 남성들의 캐주얼 아이템으로 주목할 것은 블루종(blouson). 아직은 일교찰 인해 아침, 저녁 기온이 제법 쌀쌀한 시기여서, 간편하게 걸칠 수 있는 겉옷 아이템은 봄철의 필수품이다. 블루종은 재킷과 점퍼를 합친 듯 허리 분을 볼록하게 한 점퍼풍의 상의를 가리키는 말로, 모자 다리거나 밑단을 끈으로 조이는 등 다양한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산뜻한 푸른색 셔츠에 베이지색 면바지, 여기에 블루종을 걸치면 주말 여행부터 가벼운 모임까지도 소화할 수 있다고 남성 캐주얼웨어 로가디스 그린라벨의 허윤경 디자인실장은 제안했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를 감안하면 소재에도 신경이 쓰인다. 가벼운 면직물을 기름으로 방수 처리한 `바버 자켓`이나 방수가공된 블루종 스타일의 자켓은 비가 많은 영국에서 애용되는 아이템으로, 세련되면서도 활동성과 기능성을 갖춘 주말 스타일을 완성시켜줄 것으로 보인다. 깔끔한 화이트나 네이비 블루, 베이지에서 중간톤의 은은한 느낌을 살린 라이트 스카이 블루 등 기본 단색 아이템을 면바지와 셔츠, 니트 위에 덧입으면 갑작스런 봄 비에도 걱정 없다.
바지는 간단한 레포츠 활동을 해도 늘어지거나 스타일이 망가지지 않도록 형태안정가공 처리가 된 `링클프리`가 제격이다. 세탁 후 다림질도 필요 없고 구김도 적은 편이어서 캐주얼 아이템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편안한 주말을 떠올릴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아이템은 니트. 헤지스의 이종미 디자인 실장은 편안함과 멋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주말용 니트웨어로 단추가 없는 오픈 칼라형 니트를 추천한다. 색상은 베이지, 브라운 등 선택의 폭이 다양하지만, 색상 연출에 자신이 없다면 모든 색상과 쉽게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 블루가 무난하다고 이 실장은 설명했다.
`白바지` 전성시대`?
`화이트` 올 봄 남성복 키워드로 급부상
남성들이 오랫동안 `왠지` 꺼려 오던 `백바지`가 드디어 제 철을 만난 듯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록달록한 `캔디 컬러`가 봄철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면, 남성복에서는 `화이트`가 올 봄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백화점 쇼윈도와 패션지의 남성복 화보에는 흰색 정장이나 흰색 바지 등이 눈에 확 들어온다. 골프웨어와 해외 명품 브랜드, 국내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 등이 한결같이 올 봄의 유행 아이템으로 `백바지`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 때 타기가 쉬운데다 자타가 공인하는 `패션 리더`가 아닌 다음에야 섣불리 접근하기 힘들었던 흰색 바지가 셔츠나 재킷 등 다른 패션 아이템과 함께 밋밋한 색상을 선호해 온 한국 남성들 사이에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패션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마에스트로 캐주얼의 이동연 실장은 “올해는 흰색과 어울리는 파스텔 톤의 밝은 색상이 유행하면서 흰색 바지의 활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출법으로는 흰색 바지에 파스텔 톤의 블루 니트, 블루종을 입느 산뜻한 차림, 또는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흰색 셔츠와 흰색 재킷이나 점퍼를 매치한 전신 화이트룩도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스타일이다
이번 시즌 남성들을 위한 흰색은 우유빛부터 아이보리, 크림색, 옅은 베이지 등을 망라한 `오프 화이트(Off White)`와 완전한 흰색인 `온 화이트(On White)` 등 다양하게 갖춰져 있어, 다른 아이템과 조화를 이루기 위한 빛깔 선택에도 신경을 쓰면 한층 멋스러운 `화이트 패션`을 선보일 수 있겠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