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사, 고리물고 은행신탁 급전대출까지진로, 대농, 기아 등 부도유예협약에 거액을 물린 중소금융기관들이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최근 단기금융시장의 전체 자금공급이 여유있는 상황에서도 중소금융기관이나 부실채권규모가 큰 종금사들은 콜자금을 구하지 못해 쩔쩔매는 등 단기금융시장에서 금융기관별 자금 양극화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계열사를 제외한 일부 할부금융사나 파이낸스사 등이 콜자금을 차입하기 어려운 것은 이미 오래전이나 최근들어서는 경영상태가 악화되거나 거액의 부실채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일부 종금사들조차 콜자금을 구하지 못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모종금사는 결제자금 4백억원이 필요했으나 콜자금 공급기관들이 콜론을 거부, 자금을 구하지 못해 부도위기에 몰렸다가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겨우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주에는 또다른 모종금사도 콜차입을 하지 못해 자금결제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
자금시장의 한 원화딜러는 『한보사태이후 연이은 대형 부도로 금융기관별 신인도 차별화가 진행되면서 일부 할부금융사나 파이낸스사는 거의 콜시장에 참여를 못하고 있다』며 『최근들어서는 일부 종금사들에 대해서도 투신, 은행신탁 등 금융기관들이 콜자금 공급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종금사들은 자금중개회사를 통한 콜차입이 어렵자 다소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 은행신탁 등과의 직거래를 통한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그나마 은행신탁과의 거래관계가 양호한 종금사정도가 직거래에 성공하고 있다는게 자금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채권시장에서도 기관투자가들이 신용도가 하락한 일부 종금사와 리스사의 금융채를 외면,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마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보증사채의 경우 보증 금융기관에 따라 수익률 차별화현상이 심화되고 있으며 따라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중소금융기관 보증을 기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금융계는 이같은 현상이 앞으로 심화될 경우 일부 중소금융기관의 시장퇴출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금융위기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소금융기관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김상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