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서울포럼 2015] "'컴' 시뮬레이션 가상 인체 활용 땐 빠른 치료 가능"

■ 세센3 강연자 심은보 강원대 교수
신약 안전성 검증에 새 수술법 개발도 가속


"어떤 수술을 하거나 약을 투입했을 경우 우리 몸의 변화를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개발이 필요합니다. 현재 심장 혈류 시뮬레이션 개발에 그치고 있지만 향후 가상세포와 가상장기 등으로 구성된 가상인체를 만드는 단계까지 나아갈 계획입니다."

오는 27일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서울포럼 2015'의 세션3(바이오) 강연자로 나서는 심은보(51·사진) 강원대 기계의용공학과 교수는 의료에서 예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몸 상태에 대한 기계적 진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한 처방까지 병행할 수 있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계공학 전공자이면서 의학박사 학위까지 딴 심 교수는 MIT와 하버드의대 병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심장의 혈류 흐름을 시뮬레이션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생명과 직결된 심장 수술에 앞서 가상의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술 결과를 최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심 교수는 "심장의 구성요소는 초음파로도 다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 사람 심장에 어떤 시술을 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예측하는 일"이라며 "심장 혈류 시뮬레이션을 거치면 환자 몸에 약을 쓰거나 기계를 넣지 않고도 수술 결과를 알 수 있어 비용을 줄이고 수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장뿐만 아니라 우리 몸 전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컴퓨터에 개인별 임상자료(병력·유전체DB 등)와 가상장기·가상세포(조직) 등을 입력해 구현된 가상인체를 만들게 되면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BT)을 결합한 'BIT(BT + IT)'로, 미래의 정보통신 혁신을 이끌 차세대 융합기술이다.

심 교수가 구상하는 가상인체모델이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경우 가상인간을 활용해 신약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일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수술 방법 및 의료기기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심 교수는 "가상인체모델이 완성되면 인간이 놓일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한 인체 반응을 예측하는 일이 가능해진다"며 "가상인간을 활용해 로봇의 행동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등 수없이 많은 분야의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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