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이 많고 비싼 것이 좋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간질환의 경우 웬만하면 초음파 검사로 충분하다.경험이 풍부한 의사는 CT나 MRI로도 알기 힘든 질환까지 초음파로 발견한다. 그러나 상당수 병원에서는 특수검사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 같은 특수검사가 남발되는 이유는 크게 3가지. 우선 검사ㆍ판독자가 자신의 실력에 대해 자신감이 없기 때문. 실시간에 이뤄지는 초음파 판독은 문진을 통해 환자를 얼마나 알고 있는 것과 경험이 좌우한다.
장비를 구입한 병원이 '본전'을 뽑기 위해 은연중에 권하는 것이 두 번째 원인. 지난해 모 병원장은 CT나 MRI 환자를 보내주는 의원에 사례비까지 제공하다 쇠고랑을 차기도 했다. 마지막으로는 수검자들이 비싼 것이 좋다고 생각해 쓸데없는 검사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CTㆍ MRI 검사는 증상이 없는 보통 사람은 자주 받을 필요가 없다. 뇌종양 등 극히 일부 질병을 제외하면 검사를 받더라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위내시경ㆍ골밀도검사ㆍ유방암검사 등도 의사와 상의, 필요한 경우에만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로 40대 이상이 받는 심전도 검사도 학회 필수검진 항목에는 빠져 있다. 고혈압이나 심장병으로 진단된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굳이 받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을 위해 실시하는 질세포진검사는 50대 여성이라도 성 경험이 없으면 받지 않아도 되는 반면, 10대라도 성 경험이 있으면 필요하다.
박상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