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1일 오후 9시50분께 피의자인 지모(50)씨와 박모(54)씨의 신병과 수사기록을 검ㆍ경찰 합동수사본부가 차려진 서울서부지검으로 넘겼다.
경찰은 당초 이날 오후 6시40분께 이들을 합동수사본부에 인계할 예정이었으나 출구가 확보되지 않아 예정보다 세 시간 늦게 지씨와 박씨를 각각 카렌스 호송차량 2대에 나눠 태우고 경찰서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
이날 경찰서 정문 앞에는 박 대표 지지자 50여명이 경찰의 엄정한 수사와 정부책임 등을 촉구하며 출구를 막아서서 신병 인도를 방해했다.
경찰은 1차 호송이 실패로 돌아간 뒤 신병인도를 방해하는 박 대표 지지자들에게 해산 경고를 두 차례 했으나 일부 시위대는 이를 거부하고 끝까지 정문 앞을 가로막았다.
지씨는 호송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5공 시절 가혹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 민주주의를 찾기 위해 그랬다"는 말을 되풀이한 반면 박씨는 고개를 숙인 채 일절 답변없이 호송차량으로 이동했다.
이들이 경찰서 정문을 빠져나가려고 하자 박 대표 지지자들은 호송차량에 물병과 초 등을 던지거나 몸으로 차량 정면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서 앞 차로 양방향이 모두 막혀 일순간 교통 흐름이 완전히 정지됐다.
전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뒤 오전 10시께 경찰서 앞에서 다시 집결한 이 지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고 대형 플래카드를 정문 앞에 내건 뒤 피의자 호송 이후에도 해산하지 않고 일부는 서울서부지검 청사 앞으로 이동해 밤 늦게까지 시위를 계속했다.
한편 사건을 인계받은 서울서부지검은 곧바로 지씨 등에 대한 피의자 조사와 경찰 수사기록 검토에 들어갔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인계받은 지 얼마 안돼 구속여부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수는 없다. 내일쯤 방침을 결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수사본부장을 맡은 이승구 서울서부지검장은 오후 11시30분께 청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벌이던 시위대 50여명과 만나 이들의 요구사항을 전해듣고 공정한 수사를 약속했다.
검찰은 집회 참가자 가운데 박 대표 피습사건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던 목격자 1명과 지씨가 떨어뜨린 흉기를 주웠던 습득자 1명을 각각 확보, 이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