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1일 국회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윤 장관이 밀양 송전탑 건설 등 현안에 대해 김 대표의 협조를 구하는 예방 형식이었지만 두 사람 간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을 찾은 윤 장관에게 밀양 송전탑 건설공사를 한국전력이 재개해 일부 주민과 충돌을 빚은 데 대해 "전문가 협의회에서 결론을 내 대책을 준비하려면 2~3주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공사를 꼭 그렇게 강행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곧장 "강행은 아니다"라고 바로잡고 "공사가 오래 걸리면 전력 수급 등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뼈 있는 답을 했다. 그는 이어 "2~3주 공사한다고 얼마나 나가겠느냐"며 "공사를 하면서 전문가 협의회를 구성해서 하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하며 공사 중단은 어렵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재차 "우리 당의 입장은 8년여를 끌어왔는데 2~3주 더 주민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무리일까 생각한다"고 꼬집었지만 윤 장관은 "재개된 공사를 중단하면 다음에 할 때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대표와 윤 장관 간 격돌은 중소기업적합업종제도 강화 등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놓고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을(乙)을 위한 민주당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총력을 모으고 있다"면서 "6월 국회에서 특히 일감 몰아주기 규제나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대한 실효성을 강화하는 문제들이 결실을 맺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은근히 압박했다.
윤 장관은 "제값 주고받기나 (대기업집단의) 전속거래 관행을 개선해 중견ㆍ중소기업들이 제대로 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하면서도 "기업 경영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것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다 경제를 살리자고 하는 일인데 바람직하지 않은 부분, 균형을 잘 잡아야 하는 부분은 산업부 장관으로서 저도 목소리를 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