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첫날부터 '검은 월요일'

환율 27원 급등 1,116원·주가 59P급락 1,414…시장 대혼란
정부, 2일 靑서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


9월 첫날부터 금융시장에서 달러부족 우려로 환율은 30원 폭등한 1,110원대로 치솟은 반면 주가는 60포인트 폭락해 1,410선까지 곤두박질치는 ‘검은 월요일’을 연출했다. 신용위기 악화, 경기침체 등으로 세계경제가 크게 휘청거리는데다 무역수지ㆍ경상수지 적자 등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지고, 특히 ‘9월 위기설’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경제위기설이 과장됐다고 주장하면서 심리안정에 나섰지만 시장참가자들은 금융시장의 패닉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쳐 한국경제 전반에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27원 폭등한 1,116원을 기록해 지난 2004년 11월 이후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장 마감 전 1,123원80전까지 치솟았지만 외환당국의 매도개입으로 종가를 낮췄다. 환율 폭등은 글로벌 달러화 강세와 무역수지 적자 확대 등 국내외 달러매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달러 공급원인 당국은 사실상 시장개입에서 발을 빼 외환시장에는 ‘달러 사자’만 넘쳐났다. 9월에 외국인이 채권을 대규모로 팔아치울 것이라는 9월 위기설도 환율상승 심리에 일조했다. 증시도 패닉을 연출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59.81포인트(4.06%) 급락한 1,414.43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해 3월 이후 1년5개월 만의 최저치다. 코스닥지수는 무려 6.61%나 폭락한 끝에 439.21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날 증시는 지난주 말 뉴욕증시가 떨어진 데 영향을 받아 하락 출발한 뒤 두산그룹과 건설업체들의 유동성 위기 우려와 LG전자가 외국인 대차거래(공매도) 세력의 먹잇감이 됐다는 루머까지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 특히 환율폭등과 채권시장 불안까지 가세해 묻지마 투매가 일어났다. 두산ㆍ두산인프라코어 등 두산 계열사들과 대한항공ㆍ코오롱ㆍ한화손해보험 등은 투매물량이 쏟아지며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채권시장도 환율폭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각각 0.11%포인트씩 크게 오른 연 5.88%와 5.97%를 기록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ㆍ유럽 등 세계경제가 갈수록 부진해지고 국내경제 역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는 등 각종 지표가 나빠지면서 외국인의 이탈이 심각해지고 있다”며 “외채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금융시장은 분명히 혼란스러운 상황이고 금융위기는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지며 한국경제 전반에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2일 기획재정부ㆍ금융위원회 등 범부처 차원의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청와대에서 가질 예정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예정된 국무회의 전후로 관계부처 수장들이 모여 최근 금융시장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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