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잘못을 빌미로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법원이 이례적으로 '문책성'판결이유까지 밝히며 기각했다.서울지법 민사3단독 정진경 판사는 29일 택시운전사 이모(43)씨가 김모(34ㆍ여)씨를 상대로 낸 1,985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해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시속 10㎞로 차량을 우회전하다 정차중인 이씨의 차 뒷범퍼를 극히 경미하게 접촉했는 데도 이씨가 83일간 입원치료를 받을 정도로 상해를 입었다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씨가 손해배상금으로 법원공탁금 200만원과 보험금 140만원을 수령하고도 소송을 낸 것은 가해자의 사소한 잘못을 빌미로 거액을 받아내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99년 3월 서울 신반포6차아파트 앞 삼거리에서 김씨의 승용차가 정차중인 자신의 택시 뒷범퍼를 긁고 지나치는 바람에 목뼈가 삐는 등의 상해를 입어 입원치료를 받게 됐다며 소송을 냈다. 정 판사는 "언제부턴가 교통사고로 경미한 상해만 입어도 많은 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병원을 찾아가 장기간 입원하는 일이 당연시 되고 있다"며 "법원은 교통사고와 상해의 인과관계를 정확히 따져 엄정한 판결을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