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유형만 알려줘도 포상금줘야"

단서 활용하고 포상금 안준 국세청 처분 취소

세무당국에 탈세정보를 제보할 때 곧바로 탈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닌 탈세유형만 알려도 포상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국세심판원은 20일 탈세정보를 알려주고 포상금을 신청한 A씨에 대해 국세청이 포상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04년 3월 모 법인이 88~97년 실물거래 없이 가짜 매입세금 계산서를 받아 비용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사실을 국세청에 제보했다. 이를 위해 A씨는 차량부품 관련 거래명세표와 세금계산서 사본을 첨부했다. 이에 관할 지방국세청은 2004년 7~8월 해당 법인을 조사한 후 이 법인이 99~2003 사업연도에 가짜 매입세금 계산서를 이용해 부가세 및 법인세를 포탈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국세청은 해당 법인에 국세 6억5,300만여원과 벌금 2억3,600만여원을 과세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A씨가 탈세정보를 제공한 97 사업연도 이전의 장부는 보존기한 5년을 넘겨 회사가 폐기해버렸기 때문에 당시의 탈세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를 근거로 국세청은 A씨가 신청한 탈세정보 포상금 지급을 거부했고 A씨는 이에 불복,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심판원은 “A씨가 탈세정보를 제보한 사업연도와 국세를 추징한 사업연도가 다르지만 과세당국이 A씨의 정보를 근거로 탈세유형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판원은 “탈세유형 등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 A씨의 정보는 포탈세액 산정이나 처벌에 중요한 자료였던 만큼 A씨에게 포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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