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제로의 답답한 횡보장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전략을 세워야 할 투자자들의 마음도 덩달아 갑갑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획기적인 모멘텀이 안 보인다”는 상황. 이럴 때 세계적인 시장의 추세를 읽고 한 두 가지 특징만 잡아내도 투자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IBK투자증권은 10일 '하반기 경제ㆍ주식시장 전망'을 통해 “성장 추세가 주춤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점을 인정하고 눈높이를 조절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진단하고 하반기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배당과 강(强)달러를 제시했다.
배당주는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의 가장 확실한 투자대안으로 하반기로 갈수록 투자매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달러 강세 기조에서는 역사적으로 IT와 경기소비재 업종의 성과가 양호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배당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주가를 설명하는 중요 포인트로 배당성향이나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의 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국내 주요 배당주가 단기 급등하며 일부는 고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지적도 있지만, 성장이 정체되고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 시장에선 방향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배당을 깔고 가는 전략이 중요하다”며 “특히 올해 기업들의 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이 높지 않고 배당성향이 크게 바뀌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는 주요 배당주에 대한 매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해 예상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KT(5.02%), KPX케미칼(4.51%), 무림P&P(4.33%), SK텔레콤(4.27%) 등 60개를 제시했다.
달러 강세도 투자전략을 짤 때 염두에 둬야 할 화두로 제시됐다. 하반기에도 달러 강세가 전망되면서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이머징 통화와 이들 국가 주식 수익률에 대한 기대치도 조정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과거 달러 강세 구간에서 선전했던 업종을 점검할 필요도 있다. IBK투자증권이 1995년부터 최근까지 나타난 달러 강세 구간을 총 6개로 나눠 해당 구간에서 업종별 이익 증가율 및 지수 상승률을 MSCI한국 지수와 비교한 결과 ITㆍ경기소비재ㆍ헬스케어ㆍ유틸리티 업종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3번의 강세 구간에서는 IT와 통신서비스 업종이 상대적인 우위를 나타냈다. 주당순이익(EPS)에서는 ITㆍ경기소비재 업종이 지수 EPS 증가율을 상회했다. 서 팀장은 "달러 강세 때의 지수 등락률 및 EPS 상승률,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ITㆍ경기소비재 업종에 대한 긍정적 관점이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IBK투자증권은 미국의 경기 부양 기조 지속, 유럽중앙은행(ECB) 추가 금리인하 및 마이너스 예금금리 고려 등 주요국들의 성장 위주의 정책 전환이 기대되는 만큼 하반기 글로벌 경기 모멘텀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코스피 1,900포인트 아래를 적극 매수 구간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