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대우에 대한 채권단의 추가 출자전환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또한번의 난장(亂場)이 펼쳐질게 뻔하다.여기에 해외채권단도 정부와 국내 채권단이 제안한 대우 채권매수비율(바이아웃 비율)에 대해 「수용불가」 입장을 공식 통보하고 나섬에 따라 대우 워크아웃 작업은 연말로 가까워질수록 비관적으로 흐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종 실사결과= 주력 4사의 최종 실사결과는 예상대로였다. 대우전자 중공업 자동차 등 3사의 자산·부채는 잠정실사 결과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우와의 계열사간 대차관계에 따른게 변동분의 대부분이었다.
대우전자의 경우 부채는 변동없이, 자산에서만 4,000억원이 줄어들었다. 해외 공장을 세우기 위해 투자한 자산이 부실화돼, 평가액이 감소(평가감)한 탓이다. 전담은행인 한빛은행은 23일중 채권단회의를 열어 최종실사결과를 추인받을 계획. 한빛 관계자는 『추가 채무조정은 필요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우자동차도 마찬가지. 잠정실사결과보다 자산이 3,000억원 줄어들었다. ㈜대우와의 계열사간 대차 관계에 따라 수치는 다소 늘어날 수 있다. ㈜대우와 대우차는 25억달러에 이르는 해외법인의 채권·채무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이중 상당부분이 ㈜대우의 채무로 들어가고 일부는 대우차의 부채추가분으로 들어갔다.
대우중공업은 3개 부분으로 나눠, 추가 부채 및 자산감소분은 존속회사로 배당되기 때문에 추가 채무조정은 필요가 없다. 물론 ㈜대우와의 대차관계에 따라 순자산가치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대우. 삼일회계법인의 실사결과 이 회사의 자산은 잠정실사때보다 8,000억원이 줄어들고 부채는 2조원 규모가 늘어났다. ㈜대우가 해외법인에 대해 지급보증한 4조원 규모의 부채를 계열사와 나눈 결과 드러난 수치다. 이에따라 이 회사의 순자산가치 마이너스 부분은 17조4,000억원에 달했다. 13%로 예상됐던 무담보채권의 회수율도 자연스레 내려갈 수밖에 없다. 아직 정확한 회수율을 산정할 수는 없지만, 한자릿수로 내려갈게 거의 확실하다.
◇점점 암울해지는 ㈜대우 처리방향= 주력 4사중 ㈜대우를 제외한 나머지 주력3사의 워크아웃 작업은 현재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소규모 계열사의 워크아웃 약정을 연내 체결한뒤, 새해 1월중 주력사들의 약정체결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위해 국내 채권단은 아직까지 매듭짓지 못한 보증사채의 이자지급과 관련된 투신-보증보험간 갈등을 25일까지 마무리지을 계획.
물론 ㈜대우도 최종 실사결과 순자산가치가 감소했다고 해서 국내 채권단 단독으로 워크아웃을 중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내 채권단은 조만간 ㈜대우의 추가 자산부족분에 대해 워크아웃을 계속 진행할지 여부, 계속한다면 추가로 드러난 2조원 규모의 부채에 대해 전환사채(CB) 등으로 추가 전환할지를 결정한다.
그러나 사실 ㈜대우 처리에 있어 최종실사결과에 따른 국내 채권단의 입장은 현 시점에서는 그리 큰 변수가 되지 못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18조원 출자전환과 20조원 출자전환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변수는 해외 채권단이라는 얘기다.
가뜩이나 대우 워크아웃에 부정적인 해외채권단이 최종 실사결과 회수율이 오히려 내려앉은 것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와관련, 22일 배포된 해외채권단의 공식 반응은 주목된다. 해외채권단 운영위원회는 이날 기업구조조정위원회와 국내 채권단이 보낸 바이아웃 비율, 즉 우선상환할 수 있는 채권액비율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공식 천명했다.
국내 채권단이 해외채권단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극적인 「당근」을 제시하지 않는한 조만간 해외부채 협상 타결은 물건너갔다고 볼 수 있다. 정부는 1월 중순까지 해외채권단 협상에 대한 결과를 지켠본뒤, ㈜대우의 법정관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상황으로선 비관적 전망이 강하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