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9월7일] 미스아메리카 선발대회

박민수 <편집위원>

이번 여름은 일부 지자체의 누드 해수욕장 유치 검토와 비키니 수영복 차림 여성에 대한 할인행사 발표로 더욱 뜨거웠다. 여성을 상품화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돈도 벌겠다는 생각인데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 같다. 바닷가라고는 하지만 여성의 벗은 몸매를 이용해 지역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발상은 좀 심했다. 가뜩이나 성 개방 풍조로 우리 사회의 성에 대한 금기가 허물어지고 있는 마당인데 지자체가 나서 이를 조장하는 듯한 인상을 줘 씁쓸하다. 예나 지금이나 드러내놓고 여성을 상품화하는 데는 미국이라는 나라를 따를 수가 없다. 여성들의 미를 뽐내고 겨룬다는 명분으로 미인대회를 시작한 나라도 미국이다. 여름휴가 열기가 한풀 꺾인 1921년 9월7일, 미국 동부 애틀랜틱시티에서 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충격적인 행사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져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떠날 줄 몰랐다. 이름하며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바닷가 관광도시인 애틀랜틱시티의 한 지방신문사 간부는 피서객이 좀 더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기 위해 '수영복 미인대회'를 생각해냈다. 이날 신문사와 상공회가 해변에서 공동 주최한 제1회 미스 아메리카 대회에는 주변 시에서 선발된 젊은 여성 8명이 출전, 뭇 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제1회 미스 아메리카의 영예는 키 155㎝, 몸무게 49㎏의 자그마한 체구를 가진 마거릿 고먼이 차지했다. 수영복 차림의 퍼레이드에 대한 비난도 만만찮았지만 이듬해에는 57개 도시가 유명해지고 싶은 미녀들을 선발해 보냄으로써 미인대회는 더욱 성대하게 열렸다. 미인대회 입상은 신분의 상승과 성공을 약속하는 마술 지팡이였다. 그러나 몸매를 드러내는 수영복 심사와 출전자들의 교양미달은 끊임없는 논란거리가 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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