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에 이어 제2의 저가항공사(Low Cost Carrier)를 설립하려던 아시아나항공의 계획이 에어부산 주주들의 반대라는 난관을 만났다. 에어부산 주주들은 제2의 저가항공사가 설립될 경우 에어부산과 일부 노선이 겹치면서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어부산 주주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아시아나를 제외한 대다수 주주들은 아시아나의 제2 저가항공사 설립에 반대하고 있다"며 "최근 에어부산 사장을 만나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 측에 '새로운 저가항공사를 설립하려면 에어부산 주식을 포기하라'고 전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9일 두번째 저가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가항공 시장이 커지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에어부산 최고경영자(CEO) 출신이기도 하다.
문제는 에어부산 주주들의 반발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부산의 지분 46%를 갖고 있지만 부산광역시와 넥센·㈜동일·메리츠화재·부산롯데호텔 등 15개 주주의 보유지분이 54%에 이른다.
아시아나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저가항공사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같은 저가항공인 에어부산과 취항 영역이 어느 정도는 겹칠 수밖에 없다고 이들 주주는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국내에서 김포~제주, 김포~부산, 제주~부산 노선을 운행하며 해외는 일본과 중국·대만·필리핀·캄보디아에 취항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규모는 약 50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 전체 주주가 아닌 일부 주주의 의견"이라며 "에어부산은 부산을 베이스로 하고 신규 LCC는 인천을 기반으로 하므로 에어부산의 주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이런 의견은 불식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에어부산 측은 "두 달에 한번 하는 에어부산 대표와 주주들의 조찬모임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LCC 설립안을 좀 더 자세히 듣고 싶다는 의견이 나왔던 것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