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연합론' 우려 목소리 고조
새출발한다는 각오 없으면 또다른 역풍 직면"국민들 눈높이에 맞춘 대폭적 인적쇄신 필요"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이명박 대통령이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청와대 수석을 대폭 교체하기로 알려진 가운데 제2기 내각 인선과 관련해 보수 대연합론과 교체대상 일부 유임설 등이 제기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개편이 지연되는 것을 비롯해 인사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의 면면도 기존의 인재 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민심이반에 따른 국정위기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만만치 않다. 국민과의 신뢰회복이 급선무로 국민의 마음을 아우르는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처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당 일각에서는 내각 인선에 있어 총리 교체 등 민심회복을 위해 도덕성과 역량을 겸비한 인사들을 대거 중용하는 '탕평 인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엇보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인적쇄신 방안이 필요하다"며 "거국내각이 되든 안 되든 형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여야를 망라하고 양쪽 진영을 모두 수용하는 폭넓고 깊은 인적쇄신을 통해 국민에게 감동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함 교수는 특히 보수 대연합론과 관련, "흩어진 집토끼를 한 곳으로 모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도 "국민적 신뢰를 잃은 현 위기상황에서 좋은 대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원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폭넓게 다양한 중립적 인사를 중용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야 한다"면서 "보수 대연합 방식이 아닌 야당에 가까운 인사들도 쓸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춰 국민감동을 주는 폭넓은 인사들을 중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일부 교체대상 유임설과 보수 대연합론에 대해 강한 반대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보수 대연합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는 '심대평 총리 카드'에도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인적쇄신 규모는 민심회복 차원에서 대통령실장뿐만 아니라 국무총리의 교체도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차기 당대표 유력 후보인 박희태 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난국이 정치적인 문제로 시작된 게 아니기 때문에 보수 연합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새로 출발하는 각오로 인적쇄신을 하지 않으면 또 다른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에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대규모 인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