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성장의 원동력은 연구개발 능력입니다. 보해의 중앙연구소는 다양한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개발해 보해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고 있습니다.” 주류업계 2세 경영인으로서는 드물게 양조발효학을 전공한 임건우 회장(59ㆍ사진)은 주류시장에서의 연구개발 능력을 강조했다. 고(故) 임광행 회장의 장남으로 경영권을 인계받은 임 회장은 대학 졸업 후 보해양조 평사원으로 시작, 생산실무현장, 공장실험실, 기획조정실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쌓았다. “고객의 목소리는 기업의 미래를 보는 안목을 길러주고 중장기 비전을 구상하게 해주는 기회이며 장소”라고 강조한 임 회장은 지금도 때때로 판매현장에서 직원과 소비자와 함께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해양조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 제품인 ‘매취순’은 임 회장의 이런 노하우 끝에 나온 작품이다. 소주 한가지 품목으로는 회사 성장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 임 회장은 전통주 가운데 매실주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지난 82년 매실주인 ‘매취’를 시장에 선보였다. 임 회장은 “초기 연간 100만병도 소화하지 못해 매실주를 포기하자는 의견도 많았지만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으로 매실주 숙성실을 증설해 마침내 88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메가히트를 기록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임 회장은 “매취의 인기를 바탕으로 지난 90년 도수를 14%로 내리고 숙성년도도 5년으로 늘린 매취순을 탄생시켰는데 주당들로부터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자랑했다. 수년전 품귀 현상마저 일어 주류 유통업체들이 5년 숙성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제발 매취순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품질의 고급화를 꾀해온 보해로서는 단호히 이를 거부하며 품질 경영을 고집했다. 임 회장은 “당시 회사의 방침이 결국 매취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로 이어져 보해의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창업 초기부터 가져 온 양보다는 질, 품질은 보해의 생명이라는 모토를 앞으로도 계속 견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최근 우리 술의 고급화를 통한 재도약도 함께 선언하고 나섰다. 특히 세계적 수준의 명주로 개발된 보해 복분자주와 매실주를 중심으로 해외마케팅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임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아사히 맥주, 세븐일레븐 재팬 등과 ‘아사히 8년 숙성 매실주’를 공동으로 개발하는 등 본격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며 “지역 주류업체에서 몇 단계 업그레이드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날도 머지 않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보해의 연구ㆍ개발 능력은 업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보해는 지난 84년 국내 3대 주류연구소 중 하나인 보해중앙연구소를 설립, 국내 주류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보해에서 생산된 주류에는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어 있다. 지난 89년 국내 최초의 무사카린 소주를 출시한 것을 비롯, 96년에 내 놓은 프리미엄 소주인 ‘김 삿갓’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함께 92년 보해골드, 97년에는 편한 소주 ‘곰바우’를 출시했고 99년에는 ‘천년의 아침’, 2002년에는 단풍나무 수액을 함유한 싱그러운 소주 ‘잎새주’, 2003년에는 11가지 약재가 첨가된 고품격 약주 ‘서편제’를 선보여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런 뛰어난 품질의 보해 제품은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94년 소주의 일본 수출을 시작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동남아시아 등지로 한국의 대표 술을 전파하고 있다. 임건우(59ㆍ사진) 회장은 “기업도 지역사회의 일원인 만큼 지역발전에 다양한 지원을 기울려야 할 것”이라며 “지난 81년 설립한 보해장학회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까지 2,900여명의 지역 학생들에게 25억여원의 장학금을 지원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보해는 최근 5년 동안 경쟁업체에 밀려 지역에서조차 시장점유율 하락을 경험해오다 올 상반기부터 다시 회복세에 보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향상을 계기로 보해는 지역 소주시장의 90% 이상의 점유했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