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무관… 멋쩍은 우즈 천하

■ 올 PGA투어 시즌 총결산
올 다승·상금·최저타수상 싹쓸이… 5년간 메이저 승수는 추가 못해
매킬로이 지고 스콧 새 라이벌로… 내달 10일 2013-2014시즌 시작


23일(한국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 18번홀(파3)을 파로 마친 타이거 우즈(38ㆍ미국)에게 그의 딸 샘이 달려와 와락 안겼다. 지난 3월 교제를 인정한 스키선수 린지 본이 우즈 아들ㆍ딸의 보호자로 대회 내내 코스를 돌았다.

시즌 최종전에서는 공동 22위에 그쳤지만 우즈는 "아주 만족스러운 시즌이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우즈는 올 시즌 5승을 수확했다. 지난 2009년 6승 이후 최다 승수. 3월에는 29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도 탈환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우즈천하'로 정리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한 시즌에 9승을 쓸어 담았던 2000년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의 우승과 5년간의 메이저 무관=우즈는 올 시즌 다승왕과 상금왕, 최저타수상(바든 트로피)을 휩쓸었다. PGA가 주는 올해의 선수상도 우즈의 몫이다. 855만달러를 보탠 우즈의 통산상금은 1억950만달러로 늘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승수는 2008년 US오픈 이후 5년째 14승에서 제자리걸음이다. 4월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올라 메이저 15승이 가까운 듯했지만 6월 US오픈 공동 32위, 7월 디오픈 공동 6위, 8월 PGA 챔피언십 공동 40위로 번번이 빈손이었다. '다섯 번째 메이저'로 거론되는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이 위안이었다. 네 차례 플레이오프에선 바클레이스 공동 2위가 최고 성적. 2000년의 '올드 타이거'를 기억하는 팬들의 눈높이에는 많이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당시는 우즈가 거둬들인 시즌 9승 중 메이저 승수만 3승(US오픈ㆍ디오픈ㆍPGA 챔피언십)이었다.

◇매킬로이 지고 스콧 뜨고=지난해 4승으로 우즈(3승)에 필적할 '차세대 황제'로 떠올랐던 로리 매킬로이(24ㆍ북아일랜드)는 올 시즌 1승도 못 건졌다. 2위 한 차례가 최고 성적으로 상금도 우즈의 5분의1에 불과한 180만달러다. 매킬로이가 비운 자리엔 애덤 스콧(33ㆍ호주)이 앉았다. 스콧은 시즌 승수는 2승이지만 그 2승이 마스터스와 플레이오프 바클레이스에서 나왔다. 디오픈 공동 3위, PGA 챔피언십 공동 5위로 메이저에 강했다.

다음달 발표될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 후보로 우즈를 '0순위'로 꼽기 어려운 것도 스콧이 있기 때문이다.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은 선수투표로 뽑는다. 각 대회 성적을 점수로 환산해주는 PGA 올해의 선수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우즈는 2009년이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마지막 해다. 스콧이 받으면 1995년 그레그 노먼 이후 18년 만의 호주 출신 올해의 선수로 기록된다. 하지만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21년간은 PGA 올해의 선수가 PGA 투어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실제로 호주언론은 스콧이 투어챔피언십 우승을 놓치면서(공동 14위) 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도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코리안 영건 3인방, 톱10 여섯 번=코리안 브러더스 중에선 배상문(27ㆍ캘러웨이)이 51위(171만달러)로 상금랭킹이 가장 높다. 배상문의 5월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우승이 한국(계)선수들 중 유일한 우승이다.

배상문과 이동환(26ㆍCJ오쇼핑), 노승열(22ㆍ나이키골프) '영건 3인방'은 셋이서 여섯 차례 톱10에 들었다. 다음 시즌 출전권도 확보했다. 이동환은 3위 한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세 차례 진입했고 노승열은 2부투어 우승으로 1부투어 출전권을 지켰다.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톱10에 두 차례 이름을 올렸지만 양용은(41ㆍKB금융그룹)은 한 번도 들지 못하며 악전고투했다. PGA 투어는 10월10일 프라이스닷컴오픈을 시작으로 2013-2014시즌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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