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9월 18일] 노조가 변해야 경제가 산다

최근 민주노총을 떠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쌍용차 노조의 민노총 탈퇴에 이어 현대차 노조의 움직임 역시 심상치 않다. 민노총의 전위부대이자 강경노조의 대명사로 대한민국 산업경제를 흔들었던 이들 노조의 민노총 탈퇴 움직임은 그간의 민노총 행태에 보내는 근로자들의 준엄한 경고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전투적인 노동문화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동안 민노총은 툭 하면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파업으로 단위노조를 동원해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했고 여론의 질타를 자초했다. 이제는 강경노조 현장의 일반 노동자들도 '투쟁'보다 '상생'을 선택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기업경영이 어려워져 근로조건 개선은커녕 일자리마저 위협 받고, 국가경제에도 해가 되는 투쟁노선은 더 이상 따를 수 없음을 행동으로 극명하게 보여주는 반증인 셈이다.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지난 20년간 사회는 빠르게 변화해왔는데 노동운동은 아직도 80년대식 투쟁 일변도에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한 것이 민노총 탈퇴 러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상당수 국민들도 현재의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에 대해 "이들에겐 주변 사람들의 피해나 상대적 박탈감, 국가나 기업의 생존경쟁력 약화 등이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노동자 권익보호라는 거창한 기치를 내세웠지만 행태는 파렴치한 이권단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과거 노사갈등의 근원은 기업 내부의 구조적인 것으로 노동자들이 투쟁을 통해 노동현장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문제의 근원이 내부가 아닌 외부에 있다.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갈등과 투쟁의 노동운동 방식에서 탈피해 대화와 협력으로 기업경쟁력 강화, 그리고 노동자들의 일자리창출과 권익 찾기에 매진해야 할 때다. 민노총이 자신들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는 현재의 시대착오적 투쟁노선을 고집한다면 결국 '왕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노조 내부의 뼈를 깎는 반성과 변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경제의 주축이자 노사 '상생'의 파트너로 노동조합이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노조도 변하라'는 시대적 요구와 사회 전반의 질타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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