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패닉…시총 73兆 증발

125P 떨어져 하락폭 사상최대…코스피 1,700 붕괴
외국인 1兆이상 순매도…개인도 "팔자" 가세
코스피 사이드카·코스닥 서킷브레이커 발동
日·中·대만·홍콩등 亞증시도 일제 하락

16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며 1,690선까지 추락하자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급격한 지수 하강곡선을 보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호재기자




국내증시가 16일 대폭락하며 공황에 빠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닛케이225지수는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몰리면서 한때 1만6,000선이 붕괴됐다가 결국 전일 대비 327.12포인트(1.99%) 떨어진 1만6,148.49포인트로 마감했다. 글로벌증시와의 느슨한 연계성을 자랑하던 중국증시도 그간의 급등에 따른 조정장세를 맞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04.43포인트(2.14%) 하락한 4,765.45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밖에 홍콩 항셍지수와 싱가포르 ST지수도 각각 3% 이상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 글로벌증시 급락 소식에 125.91포인트(6.93%) 폭락하며 1,700선마저 맥없이 무너졌다. 하락폭은 사상 최대, 하락률은 9ㆍ11테러 이후 최대로 사상 11번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77.85포인트(10.15%, 역대 네번째)나 급락했다. 하한가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164개, 코스닥시장은 293개에 달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72조8,000억원이나 줄었다. 코스피시장은 오전 한때 사이드카가 발동돼 5분간 프로그램 매매를 정지시켰지만 해제 후 낙폭이 더욱 확대됐다. 코스닥시장도 오전 사이드카에 이어 오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서킷브레이커(지수가 전일 대비 10% 이상 하락이 1분 이상 지속될 경우 20분간 주식거래를 중단)까지 발동됐지만 700선을 지키지는 못했다. 이날의 주가하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를 비롯해 유럽ㆍ아시아 등 글로벌증시가 급락했지만 한국증시는 광복절 휴장으로 충격파가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쉰 탓에 파괴력은 더욱 크게 나타났다. 외국인들은 사상 최대인 1조4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대탈출’을 시도했다. 증시하락을 지켜보며 소극적인 매도에 나서던 개인들은 하락폭이 커지자 패닉에 빠지며 7,000억원 가까이를 팔아 치웠다. 기관들은 저가 매수에 나서며 사상 최대인 1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가 당분간 해외 악재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섣부른 매도나 저가 매수보다는 지수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보면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이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10~20% 조정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서브프라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금리인하도 예상돼 투자심리가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매나 섣부른 펀드 환매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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