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운 론스타 체제 아래서 외환은행은 잃어버린 게 너무 많았다. 국내 최초의 신용카드를 발급했던 금융회사로서의 지위는 약화됐고 기업고객은 물론 개인고객도 예전만큼 외환은행을 기억하지는 못했다. 더욱이 최대 네트워크를 구축했던 해외영업망은 망가질 대로 망가졌다. 론스타 체제로 편입되기 직전인 지난 2003년 10월, 외환은행은 21곳의 지점을 갖고 있었지만 12곳으로 줄었다. 그렇다 보니 최고의 뱅커를 자부하는 직원들의 자존심에도 상처가 깊게 패였다.
윤용로(사진) 행장이 지난 2월 취임한 후 해외점포망 확대를 주요 과제로 꼽고 해외진출을 서두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해외 영업 기반 확대 못지 않게 론스타 체제 이후 무너졌던 자존심 회복, 고토 복원의 숙제를 푸는 게 중요했던 것이다.
외환은행은 다음달 13일 10년 만에 처음으로 UAE 아부다비에 지점을 개설한다. 아부다비 지점개설은 국내 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아부다비 진출로 기존의 바레인지점ㆍ두바이사무소와 함께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중동 지역 영업망을 갖춘다. 아부다비지점 개설로 외환은행은 22개국 52개에 달하는 해외 영업망을 구축한다.
해외 영토확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외환은행은 내년까지 7개 국가에 지점 혹은 출장소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1ㆍ4분기에는 터키의 이스탄불 사무소 설치와 인도네시아 츠룩 출장소가 예정돼 있다. 그 이후 인도 첸나이지점, 필리핀 클락지점(11월 승인), 호주 시드니지점, 일본 후쿠오카출장소, 중남미지점(혹은 사무소) 등도 내년 4ㆍ4분기까지 예정하고 있다. 시드니지점과 클락지점 개설은 이미 금융위원회에 신고도 마쳤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도 첸나이 지점의 경우 12억명에 달하는 인도시장 공략에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고 이스탄불은 국내 은행 처음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남미 시장의 경우도 이미 나가 있는 브라질ㆍ칠레ㆍ파나마 외의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영업망 확대를 바탕으로 해외 사업비중(TNI)을 현재 11%에서 2015년까지 15%로 늘릴 방침이다. 윤 행장은 "외환은행의 강점은 외국환에 있고 IB업무도 해외 거래가 중심"이라며 "TNI를 더욱 늘려 다른 은행들과 격차를 더 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