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2-신용은 생명] <중> 신용을 쌓아라

기업들 대출 연체 말고 자기자본 확충해야



[바젤2-신용은 생명] 신용을 쌓아라 기업들 대출 연체 말고 자기자본 확충해야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관련기사 • 개인 고객은 신용관리 어떻게… 내년에는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경영 환경이 악화하는데다 은행마저 ‘바젤 2’ 시행과 함께 중소기업 대출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바젤 2가 시행되면 은행들의 소매대출이나 대기업 대출 등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낮추지만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서는 위험가중치를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났던 중소기업 대출이 정체 국면에 들어서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겪지 않으려면 대출원금과 이자 연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자기자본을 추가로 확충하는 등 “신용 쌓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용이 쌓인 만큼 대출해준다=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자금조달 패턴은 양극화됐다. 대기업들은 은행 차입을 줄이고 회사채나 주식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 주력한 반면 중소기업들은 은행 차입을 늘렸다. 대기업들은 정부의 각종 대출규제와 은행들의 상환압력으로 부채를 축소했지만 중소기업들은 낮은 신용등급과 높은 금융위험 때문에 은행 차입을 확대했다. 바젤 2가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상황이 역전된다. 은행들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대출한도와 대출조건을 결정한다. 부채비율이 낮고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위험가중치가 낮아져 대출한도가 늘어나고 조건도 좋아지지만 부채가 많고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은 그 반대가 된다. 감독 당국은 10억원 이하 중소기업 여신의 위험가중치를 현행 100%에서 75%로 낮추도록 하는 등 각종 우대조치를 통해 중소기업 여신이 줄어드는 것을 막고 잠재 우량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을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은 전반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중소기업, 대출한도 줄고 금리는 오를 듯=올 들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던 중소기업 대출이 내년에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산은경제연구소는 내년도 기업대출 규모가 84조7,000억원으로 올해의 83조1,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1.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바젤 2의 영향으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현수 산은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지만 바젤 2가 시행된 후에는 은행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면서 중기 대출이 위축될 수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은 위험가중치 상승으로 차입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어 대출 받기가 부담스러워진다”고 지적했다. 바젤 2는 중소기업별 금리도 차별화할 뿐 아니라 경기가 나쁠수록 중소기업의 자금줄을 죄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유상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바젤 2 시행으로 중소기업의 위험가중치가 큰 폭으로 차등화되는 만큼 기업 간 금리가 차별화되면서 전체적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라며 “경기에 따른 위험가중치도 차별화돼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이 더 커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 쌓기는 어려워도 허물기는 쉬워=금융 전문가들은 “은행 거래에서 신용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신용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신용관리는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용도 하락은 순간이지만 회복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예방이 신용관리의 첫걸음이라는 설명이다. 신용이 허물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출원금과 이자 연체다. 금융기관은 신용정보 관리 규약상 연체기업에는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곤란한 신용등급(CC 이하)을 부여한다. 연체는 모든 금융거래를 막고 대출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되기 때문에 대출원금과 이자 연체는 무조건 피해야 된다. ◇자본확충 통해 신용등급 올려야=신용등급을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우선 자기자본을 더 쌓는 것이다. 자기자본 건전성은 신용등급을 결정할 때 수익성ㆍ활동성ㆍ성장성보다 높은 가중치를 적용 받는다. 만약 자기자본이 잠식됐다면 신용등급은 급락하게 된다. 자기자본은 흑자경영을 통한 이익유보와 증자로 확충 가능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이익폭이 크지 않고 대주주의 자금력도 넉넉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후순위채권ㆍ전환사채ㆍ상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자본 건전성을 높이는 방법이 많이 활용된다. 거래처에서 받은 매출채권을 잘 관리해도 신용등급이 높아진다. 중소기업은 외상판매 비중이 높지만 거래처 부도나 연체 등으로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은행들은 매출채권 회수내역 등을 신용도에 반영한다. ◇무리한 설비투자는 금물=자본 건전성과 함께 영업현금흐름은 신용등급 평가에 중요한 요소다. 은행들은 기업들의 순익이나 경상이익보다 영업현금흐름을 더 중요한 지표로 삼는다. 가령 영업현금흐름이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면 순익이 나도 신용등급은 하락한다. 흑자경영을 유지하는 중소기업도 막대한 설비투자를 단행할 경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 설비투자는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 재무적 요소 외에 비재무적 요소도 신용도를 높이는 데 필수적이다. 비재무적 요소는 재무적 요소와 달리 단기간에 개선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력시간 : 2007/11/1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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