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드리드는 지금'한국 예술'에 푹~

국제아트페어 '아르코' 에 주빈국으로 참가
풍어제·십일면 관음전등 전통 행사 잇달아
백남준 1주기 기념전도 관객 발길 이어져

마드리드에서 풍어제 올리는 무속인 김금화씨
무속인 김금화씨가 1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마타데로에서 서해안 풍어제를 올리고 있다. 한국은 15일부터 닷새간 스페인 마드리드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국제 아트페어 ‘아르코’에 주빈국으로 참가한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한국 예술의 색채 속으로 흠뻑 빠져들고 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가운데 하나인 아르코(ARCO). 15~19일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 인근 이페마(IFEMA)에서 열리는 올해 아르코 행사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되면서 마드리드 시내 곳곳 전시장은 한국 주빈국 행사를 알리는 표지판 ‘COREA AHORA(KOREA NOW)’와 한국 미술의 물결로 넘실대고 있다. ◇‘풍어제’로 주빈국 행사 팡파르
한국 주빈국 행사의 축포를 올린 곳은 마드리드 남쪽의 마타데로. 무속인 김금화씨는 10일 낮 마타데로에서 서해안 풍어제로 아르코 주빈국 한국 행사 막을 올렸다. 한때는 도살장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마타데로는 김금화씨의 굿판이 열리자 현지 스페인 관객 500여명의 환호로 바짝 열기가 달아올랐다. 카탈루냐 열린대학 한국학과 교수 안토니오 도메니크는 스페인 관객들에게 “풍어제는 죽은 자의 넋을 기리고 풍성한 고기잡이와 선원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의식”이라고 소개했다. ◇주빈국 전시 풍성
마타데로 안에 신설되는 미디어아트 공간에선 아트센터 나비가 마련한 미디어 전시 ‘민박’가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 마타데로 미디어아트 공간에선 사진작가 김준과 최승준이 함께 만든 ‘러브 셰이커 2.0’ 과 김기철의 ‘십일면 관음’ 등이 18일까지 전시된다. 또한 스페인 정부 청사가 모여있는 마드리드 북쪽 누에보스 미니스테리오스 지역 전시공간 아르케리아에서는 한국 디자인전이 열리고 아르케리아 인근 카날 데 이사벨 세군도에서는 한국 대안공간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마드리드 중심가에 있는 젊은 전시공간 알칼라 31에서는 지난해 광주 비엔날레 첫 장에서 소개됐던 작가들의 현대미술작품이 펼쳐진다. 사진작가 주명덕의 한국 건축물 사진전은 그란비아가와 알칼라가가 맞닿는 시내 중심부의 시르쿨로 예술원에서 3월11일까지 진행된다. ◇백남준 1주기 기념전 눈길
올해 한국 주빈국 행사의 꽃은 타계 1주기를 맞은 백남준의 작품 86점을 모은 ‘환상적이고 하이퍼리얼한 백남준의 한국비전’ 전시. 마드리드 최대 번화가 그린비아가 한복판에 자리잡은 스페인 통신사 텔레포니카의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에는 벌써부터 수많은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건물 1층 중앙 전시장엔 ‘소통/운송’이라는 백남준의 1995년 작품과 79대의 모니터로 구성된 ‘고인돌’(1995년), 102대의 모니터로 구성된 ‘백팔번뇌’(1998년)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앙전시장 좌우 양편 소전시실에는 선(禪)을 주제로 한 명상 작품들로 가득 찼다. 백남준의 대표작 중 하나인 ‘TV 부처’(1969년)를 비롯해 ‘선을 위한 TV’(1963년)와 고물 라디오 내부에 촛불을 켜놓은 ‘라디오 캔들’(1984년)등이 관객을 기다린다. 다른 전시공간에서는 ‘글로벌 그루브’(1973년) 등 백남준의 고전비디오와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년)로 시작하는 위성 3부작, 79개 모니터로 만들어진 거북(1993년)등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홍희 경기도박물관장은 “스페인 사람들은 물론 아르코를 찾은 각국 미술 애호가들이 이번 한국 주빈국 행사 가운데 백남준 1주기 기념전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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