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욱의 클럽피팅] 경량 스틸 샤프트

샤프트의 소재는 크게 그라파이트와 스테인리스스틸의 두 가지로 나뉜다. 스테인리스스틸은 흔히 부르는 스틸 샤프트를 말한다. 통상 그라파이트 샤프트는 부드럽고 스틸 샤프트는 단단하기 때문에 헤드스피드가 느린 경우는 전자를, 빠른 경우라면 후자를 선택하라는 조언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것이 늘 적절한 지적만은 아니다. 그라파이트도 스틸 못지않게 단단하고 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두 가지 소재의 가장 큰 차이는 무게일 것이다. 물론 그라파이트 샤프트 중에도 무겁게 만들어진 모델이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일반적인 경우로 한정하기로 한다. 그라파이트 샤프트 아이언의 경우 7번 아이언은 대개 그 총중량이 380~400g 정도 된다. 반면 스틸 샤프트가 장착된 클럽은 총중량이 대략 440g 안팎이다. 평균 50g 정도의 차이가 나며 이는 매우 큰 차이라고 보아야 한다. 전통적으로 사용돼온 스틸 샤프트의 양대 산맥은 ‘다이나믹골드’와 ‘라이플’이라는 모델이다. 유명 선수들의 90% 이상이 아이언 샤프트로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사용하며 스틸 샤프트의 가장 전통적인 무게를 갖고 있다 해서 스탠더드 웨이트 스틸 샤프트라고 불린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샤프트 시장에 ‘경량 스틸 샤프트’ 바람이 불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기존의 스틸 샤프트는 무게가 부담스럽고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사용하기에는 아직 근력적으로 우수한 소위 틈새 시장의 골퍼들을 겨냥해 출시되는 것들이다. 경량 스틸 샤프트를 장착하면 기존의 스틸 샤프트 클럽보다 총중량이 20g 정도 가벼워진다. 이는 골퍼가 스윙을 하면서 무게 변화를 느끼기에 충분한 차이다. 샤프트 벽의 두께를 얇게 해 훨씬 더 유연하며 볼을 띄우기 쉽고 특히 롱 아이언 사용 때 부담이 줄어든다. 때문에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그 종류도 다양해지고 모델에 따른 특징도 많은 차이를 보이므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샤프트 교체를 고려해볼 만하다. 기존의 스틸 샤프트가 다소 버거운 골퍼들에게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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