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기업이 맛이나 고객 세분화, 가격경쟁에만 주목할 때 고객의 가슴 속에 있는 예술적 욕망을 포착하는 데 몰입했더니 자연스럽게 매출도 오르고 기업 이미지도 좋아지더군요."
예술을 경영에 접목한 아트경영으로 유명한 윤영달(68·사진)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이 지난 10여년간 아트경영에 대한 경험과 철학을 담은 'AQ 예술지능(미래 기업의 성공 키워드)'을 26일 펴냈다.
AQ(Artistic Quotient)란 윤 회장이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과 함께 예술과 경영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해 정립한 예술가적 지능지수를 일컫는 말로 그는 책에서 IQ와 EQ를 넘어 예술로 표출되는 창조감성이라는 말로 AQ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예술은 고객을 행복하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정의하며 "기업은 고객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해 고도의 감성을 갖추고 다가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업들이 아직도 예술을 낭비로 보면서 비웃거나 기껏해야 단순한 예술 차용이나 메세나 등으로 여기며 근본적인 변화의 트렌드를 놓치고 있고 소수 기업만이 재빠르게 변화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 회장은 AQ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애플과 할리데이비슨을 꼽았다. 그는 "애플 제품이 단순해도 삭막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예술적 감성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면서 "할리데이비슨 역시 품질과 생산성 혁신뿐 아니라 모터사이클링이라는 특별한 체험을 통해 고객의 꿈을 실현해주는 회사라는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 성공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또 AQ 체험은 사랑의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는 논리를 폈다.
처음 시작은 단순하지만 인상적인 만족과 경험이 지속되면서 고객은 깊은 본질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순간부터 고객이 기업을 향해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은 고객을 겨냥한 매혹적인 장치를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하이테크에 찌든 고객을 일깨우고 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하이터치(고감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강조했다.
크라운해태제과의 예술경영은 IMF 외환위기 이후 성장 한계에 부딪힌 과자시장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중 고안된 마케팅 기법이다. 윤 회장은 과거의 마케팅 패러다임에 갇혀 혁신의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에 대한 해답으로 예술을 택했다. 그는 "크라운해태제과는 감성이 사라져가는 과자시장에서 AQ경영을 통해 꿈이라는 가치를 창출했고 우리의 삶 속에서 과자가 가진 다양한 감성적 가치를 예술적 퍼포먼스로 승화시켰다"고 강조했다.
크라운해태제과는 AQ를 높이기 위해 지난 2004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국악공연인 '창신제'를 매년 열고 있으며 올해는 서울아리랑페스티벌을 서울시와 공동으로 주최했다. 국악의 저변 확대를 위해 국내 최초의 민간 국악단인 '락음 국악단'을 창단했으며 경기도 양주의 100만평 연수원 부지에 국악·조각·시 등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복합예술문화단지인 '송추아트밸리'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