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채권단] '음료'공매 재추진

해태그룹 채권단은 이번주부터 또다시 해태음료 공개매각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모기업 해태제과 부도이후 2년 가까이 끌어온 해태음료 매각작업이 이번에는 제대로 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채권단은 지난 1일 채권단의 75% 이상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제일제당의 해태음료 인수를 백지화한뒤 기업구조조정위로 넘겼다. 결국 해태음료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2라운드에 돌입한 해태음료 매각은 해태음료 자산가치를 얼마로 평가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제일제당의 해태음료 인수무산도 결국 자산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해태음료 매각 중개역할을 맡은 미국의 M&A 에이전트인 슈로더는 지난 1월 안건회계법인을 통해 장부가액 2,400억원을 산출, 이 가격을 기준으로 입찰에 붙였다. 채권단은 이후 2,300억원을 제시한 제일제당을 협상대상자로 결정했으며 채권단과 제일제당은 양해각서를 체결할 당시 실사결과에 따라 이 가격을 상하 2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고 합의했다. 실사후 제일제당이 평가한 해태음료 자산평가액은 1,680억원. 그러나 제일제당은 채권단의 요청으로 두번이나 조정한 끝에 최종적으로 2,050억원을 제시했다. 채권단이 선정했던 안건회계법인과 태평양 감정평가법인이 실사후 제시한 인수가격은 2,056억원이었기 때문에 제일제당은 두 감정기관 평가액을 거의 대부분 수용했다고 설명한다. 제일제당측은 『유통기한을 초과한 제품 350억원을 포함시키면서까지 채권단의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지적,『이번 해태음료 인수결렬은 채권단의 약속위반』이라며 분노하는 분위기다. 영업망이나 브랜드가치는 양해각서상 당연히 제외돼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슈로더의 제시가격은 해태음료의 영업망과 브랜드가치등 무형의 자산이 평가되지 않았다며 마땅히 이를 포함해야 한다는게 채권단의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해태음료 매각을 재추진할 경우 해태음료의 자산평가 문제가 또다시 복병으로 대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채권단의 기대대로 해외인수자가 등장해 높은 가격으로 해태음료를 매각, 한푼이라도 더 해태그룹의 부채를 줄일 수 있다면 이번 매각 백지화는 채권단으로서는 괜찮은 판단을 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이 해태음료의 제3자인수를 성사시키지 못한다면 다 차린 밥상조차 차버린 꼴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조희제기자 H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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