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사과후대화' 방침변화조짐

김두우 홍보수석 "대화 없이 원칙 지킬 방법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남북대화 틀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천안함ㆍ연평도 사과 없이는 대화도 없다는 이분법적인 틀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입체적인 남북대화의 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남북관계와 관련, "정부의 입장은 원칙 있는 대화"라고 말했다고 김두우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김 수석은 "무조건 (북한이) 사과해야 대화를 시작한다 이런 논리는 안 된다"며 "원칙 있는 대화는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화 없이 원칙을 지켜나갈 방법이 없고 그렇다고 원칙을 포기하고 대화에만 매달릴 수도 없다.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 서로 순환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김 수석의 이 같은 말은 북한의 사과에 얽매여 대화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대화를 통해 사과 등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수석은 "천안함ㆍ연평도와 상관없이 남북 간 대화 하자는 쪽과 사과 안 받고 대화하면 안 된다는 극단이 있다"며 "남북관계는 단순하게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문제이고 이번(발리접촉)에 세 가지 트랙을 말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남북관계 세 가지 트랙은 비핵화회담, 남북대화, 인도적 지원을 각각 다른 접근방식으로 하겠다는 전략을 말한다. 그러나 청와대는 현재의 남북대화 수준이 남북관계 개선 및 북한 비핵화 논의의 급진전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면서 섣부른 낙관론은 경계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금강산 관광사업과 관련된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을 열자는 정부의 전날 제안에 대해 "남측이 민간 기업인을 데리고 오는 조건에서 실무회담을 개최하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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