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대명사' 신일산업 적대적 M&A 휘말렸다

개인 투자자 황귀남씨, 경영참여 목적 5.11% 이어 우호지분 6.15% 추가 확보
사측 뾰족한 수 없어 발동


선풍기 제조사로 유명한 중소 가전기업 신일산업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됐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공인노무사 사무실을 운영 중인 황귀남씨가 경영 참여 목적으로 신일산업 지분 5.11%를 취득했다.

 주식시장 관계자들은 신일산업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낮아 황씨가 적대적 M&A를 시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신일산업 최대주주인 김영 회장의 지분율은 8.40%로 김 회장 개인이 갖고 있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 물량까지 합해봐야 12.78%에 불과하다. 친인척 및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더할 경우 14.21%까지 우호지분율이 높아지지만 경영권을 방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신일산업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5%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관투자가가 전혀 없고 우리사주조합도 보유지분이 없다.

 대부분 소액주주로 구성돼 경영권 분쟁시 현 경영진에 대해 백기사를 자청하고 나설 우호세력이 없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일산업은 지난해 제습기와 선풍기 매출이 급증해 30% 이상 실적 성장을 보였다”며 “올해도 고속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적대적 M&A 대상으로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신일산업은 황씨의 지분 취득 배경에 대한 사태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속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회사와 아무런 교감없이 경영 참여 목적의 5% 지분 취득 공시를 했다”며 “현재 어떤 상황인지 파악하고 있지만 연락조차 닿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씨의 이번 경영 참여 선언으로 현재 신일산업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유상증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신일산업은 최근 차입금 상환과 신규투자를 위해 13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회사 측은 이 자금으로 거래처 및 중국 수입업체의 초도물량 매입채무 55억원가량을 결제할 계획이다. 또 선풍기·제습기·믹서기·온수매트 등을 생산하기 위한 신규투자로 약 40억원 정도를 사용하고 차입금 상환에도 35억원가량을 집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적대적 M&A 우려가 커진다면 금융감독 당국이 유상증자를 허용할지 의문이다.

 증권사 한 스몰캡 팀장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앞두고 회사 내부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 금융감독 당국이 쉽사리 증권신고서를 허락해줄 리 만무하다”며 “당장 돈이 급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유상증자에 제동이 걸려 신규투자 등이 지연된다면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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