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일규박사 사이언스골프] 왜 그린 경사를 더 봐야 하나

교습가들은 공통적으로 옆 경사의 퍼팅 라인에서 기울기를 좀더 많이 보고 치라는 말을 한다. 즉 좌에서 우로 휘는 퍼트 라인이라면 생각보다 더 많이 왼쪽을 보고 쳐야 한다는 것이다. 퍼팅의 성패를 결정하는 두 가지 중요한 요소는 방향과 세기다. 그리고 단순한 오르막/내리막 퍼팅에 비해 옆 경사 퍼팅이 더 어려운 것은 퍼트의 세기에 따른 방향의 영향이 크게 나타난다는 점 때문이다. 즉 오르막/내리막의 경우 퍼팅의 세기가 잘못되면 홀에 미치지 못하거나 혹은 너무 강해서 홀의 벽을 맞고 튀어나오는 정도로 그치지만, 옆 경사 퍼팅에서는 세기에 따라 볼이 굴러가는 궤적 자체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옆 경사인 경우에도 기울기를 더 보고 조금 세게 치거나 기울기를 덜 보고 조금 약하게 치더라도 홀인 시킬 가능성은 존재한다(그림 참조). 관건은 단순 오르막/내리막 퍼팅과 달리 주어진 방향에 대해 `매우 정확한` 세기로 때려줘야만 한다는 점이다. 옆 경사에서 기울기를 많이 보고 치는 것의 이득은 오르막 퍼팅을 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퍼터페이스를 떠난 볼이 처음에 오르막을 타고 굴러가게 되므로 그 만큼 초기에 발생하는 방향의 오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는 통상 약간 옆 경사가 있는 1㎙ 내외의 짧은 거리에서 오르막 퍼팅이 훨씬 수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옆 경사를 더 보고 치는 퍼팅은 성공률을 높이기도 하지만 터무니없는 퍼트에 따른 3퍼팅을 막아주는 효과가 더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공학박사ㆍ비즈니스 컨설턴트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