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와 어려운 경쟁을 치르고 있는 유럽 자동차회사들이 이번에는 중국산 자동차라는 또다른 도전에 맞닥뜨릴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1일 보도했다.
최근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하려는 중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잇따라 유럽내수입업체와 손잡고 세계 2위의 자동차 시장인 유럽에 연내 중국산 자동차를 진출시키려는 움직임이 부산하다.
저가의 중국산 자동차는 유럽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먼저 등장하기 시작했다. 올해초 러시아 자동차 딜러들은 다른 아시아 수입차량보다 무려 35%나 저렴한 중국 장청(長城) 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를 개시했다. 이는 러시아 수입차에 붙는 고율의 관세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유럽시장에 대한 관심은 오는 2일 독일 라이프치히모터쇼에서 만천하에 드러날 전망이다. 중국 화천(華晨) 자동차와 유럽 수입업체인 유로모터는 `중화(中華)'라고 불리는 신형 세단을 모터쇼에서 선보인 뒤 오는 9월초부터독일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유로모터 대변인 라이너 뢰슬링은 판매가에 대한 질문에 답변을 거부하면서 `중화'가 GM 독일 자회사가 만든 오펠 벡트라나 포드의 몬데오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말했다. 독일에서 벡트라는 2만4천600달러에, 몬데오는 2만5천800달러에 팔리고 있다.
유럽 뿐 아니라 이미 미국시장에서도 이같은 움직임이 시작된 상태다.
비저너리 차량이라는 미국 수입업체가 2007년까지 중국 치루이(奇瑞) 자동차에서 만든 5종의 자동차를 경쟁차종보다 30% 싼 가격에 미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같은 저가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전망은 서방의 자동차 산업계, 특히 노조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간당 95센트에 불과한 중국 자동차산업 노동자의 임금은 미국의 26달러, 독일의 36달러와 비교해 극단적으로 낮다.
전문가들은 중국산 자동차 성공의 관건은 까다로운 미국, 유럽 소비자들에게 중국산 자동차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안전하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기업인 에른스트 & 영의 스티븐 블랙맨은 "모든 이들이 품질이나 판매망의 관점에서 중국 자동차를 들여다보려고 한다"며 중국 자동차회사들의 유럽공략 성공 여부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교훈들을 어떻게 배우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