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사람] 심재경 롯데백화점 구두 바이어

"국산 살롱화 세계적 브랜드로 육성""국내 살롱화 브랜드가 명품으로 성장해 나가는 데 작은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10년 가까운 시간을 구두와 함께 지내온 심재경 롯데백화점 잡화매입팀 바이어는 구두 바이어로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심 바이어는 지난 99년 롯데백화점 경력사원 공채로 입사해 3년간 구두를 담당해 왔고 그 이전에도 6년 동안을 구두 담당 바이어로 일해온 '구두 박사'다. 심 바이어는 국내 구두시장에 대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백화점 여성 살롱화 시장은 급격히 신장세가 꺾이면서 정체상태로 접어들었다"며 "업체별로 명품화를 통한 고가화 전략으로 재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살롱화 브랜드는 디자인면에서 어디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세한 업체가 많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품질이나 기술에 신경을 못쓰고 있다. 심 바이어는 "여성 살롱화도 앞으로 5년 내에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일류 브랜드가 판가름 나게 될 것"이라며 "바이어로서 구두 업체와 함께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명품 브랜드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10여년을 구두바이어로 일하다 보니 지금은 업체 담당자들이 앞으로의 숙녀화 트렌드에 대해 심 바이어의 조언을 구할 정도다. 처음 구두 매입을 담당하게 됐을 때 그는 어렵게 구두와 관련된 책을 구해 독학하고 업체 공장을 일일이 방문해 구두 제작에 대한 사항을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배워가며 현장에서 지식을 쌓았다. 심 바이어는 "바이어는 공장이 돌아가는 흐름부터 상품의 제조 과정, 원가, 소비자의 욕구 등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어야 한다"며 "현장에서 열심히 뛰다 보니 이제는 경력 20년 이상의 업체 영업 부장들도 어떤 트렌드로 상품을 만들어야 할 지 종종 문의하곤 한다"고 전했다. 좀 더 넓은 시장에서 일하고 싶어 롯데백화점을 선택했던 그는 이제 정상급 구두 바이어 자리에 섰다. 하지만 그는 전세계인이 찾는 국산 명품 브랜드를 키우겠다는 더 큰 꿈을 이룰 때까지 쉬지 않고 뛸 기세다. 임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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