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향해 나아가면 저 같은 나이에는 한 회사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중소기업에 가서 열심히 배우고 더 큰 회사의 주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원길 안토니 대표는 성장기업포럼 행사장을 찾은 160여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갑작스레 마이크를 요청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응원의 한마디를 해주고 싶었던 것.
무대에 오른 그는 "17세부터 구두를 만들었고 지금은 이탈리아 회사를 인수한 대표가 됐다"며 "여러분처럼 어린 나이에는 내가 과연 이탈리아를 한 번이라도 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꿈을 꾸고 도전하다 보니 별것 아니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다"고 희망을 주었다.
'중소기업 디스카운트를 넘어라'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미림여자정보과학고등학교ㆍ성동공업고등학교 등 8개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참석, 더욱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임보희(미림여고 3학년) 학생은 "안토니를 비롯해 좋은 기업들을 많이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며 "학창시절부터 중소기업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중소기업이 더욱 조명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참석 소감을 밝혔다.
학생들의 머릿속에는 '힘들고' '열악한' 곳이라는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내 꿈을 펼치고 위해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을 선택하겠다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김찬우(한강미디어고 2학년) 학생은 "중소기업에 대해 주변사람들의 인식을 신경 쓰는 경우가 있지만 젊은 나이에 그런 것을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며 "내 꿈을 펼치기 위한 곳이라면 기업의 크기는 상관없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웅진(성동공고 2학년) 학생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복지 등 여건이 좋다고 들었었다"며 "와서 보니 이런 것들이 해결된 강소기업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성장기업포럼을 비롯한 인식개선을 위한 장이 꾸준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다인(한강미디어고 2학년) 학생은 "아직까지도 주변 친구들이 생각하는 중소기업은 정말 작은 기업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더욱 기피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명훈 영등포공고 교사는 "중소기업이 99%를 차지한다고 얘기를 하는데 학생들의 인식은 아직 거기까지 못 미친 상태"라며 "언론을 비롯한 다양한 창구를 통해 반복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