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자금 간접금융의존 심화/CP발행 등 직접금융조달 크게줄어

◎2분기 금융기관통한 조달비중 57.8%나경기하강국면이 지속되면서 설비투자가 극도로 부진해짐에 따라 자금수요가 감소, 기업들의 자금부족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기업들은 그러나 기업어음(CP) 시장 및 증시 위축으로 부족자금을 금융기관에 주로 의존, 은행차입위주 경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7년 2·4분기 자금순환동향」에 따르면 2·4분기중 기업부문의 자금부족규모는 16조원으로 전년동기의 17조3천억원보다 7.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금부족액을 경상GNP(국민총생산)로 나눈 기업의 자금부족률도 18.8%에서 16.2%로 하락했다. 기업들은 부족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 차입을 대폭 늘려 간접금융비중이 전년동기의 28.7%에서 57.8%로 대폭 확대됐다. 이는 주식시장 침체와 CP 발행위축으로 직접금융비중이 같은 기간 47.5%에서 11.8%로 떨어진데 따른 결과다. 개인부문의 자금잉여규모는 소비가 크게 줄면서 저축여력이 늘어 전년동기보다 22.6% 증가한 8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자금잉여액을 경상GNP로 나눈 개인부문의 자금잉여율은 7.3%에서 8.3%로, 개인부문의 잉여자금이 기업부문의 부족자금을 채워준 비율은 38.7%에서 51.3%로 각각 상승했다. 개인들은 잉여자금을 어음관리계좌(CMA), 초단기수익증권(SSMF) 등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에 주로 투자한 대신 표지어음, CP, 저축성예금 등은 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6월말 현재 기업의 금융부채 잔액은 8백18조원을 기록, 지난해말 7백50조원보다 68조원이 증가했다.<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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