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법무 “검찰 인사안 재협의”

강금실 법무장관은 7일 검찰의 인사 반발과 관련, “(서열파괴) 원칙은 그대로 지켜나가되 구체적인 인선안은 8일 검찰총장과 재검토하겠다”며 오전의 강경입장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국정토론회에서 “서열주의를 파괴하지 말고 발탁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혀 검찰내 서열 파괴는 대세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따라서 강 장관의 일보 후퇴는 기수를 크게 뛰어 넘는 검찰 간부 인사와 법무차관 내정 등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있는 검찰의 강경기류를 감안, 나름대로 속도조절을 하며 검찰 개혁을 밀고 나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검사장급 이상 간부 인사에서 당초 검찰에 전달한 인사지침 내용 중 고검장 승진대상자로 올랐던 사시 14~16회 검사장 4명중 16회 2명에 대해서는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도 “사시 22회 인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한다는 얘기 등 설이 많은데 서열 위주로 사시 18ㆍ19회 인사 중에서 승진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 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앞서 이날 오전 김 총장과의 면담에선 `인사 안을 전면 재검토해 달라`는 요청에 “주관과 확신을 갖고 짠 것이라 큰 골격을 변경할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나 서울지검 평검사회의가 소집되고 총장 퇴진문제가 거론되는 등 검찰의 반발이 계속되자 재협의 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섰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집단반발 관련 인사 징계` 발언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분위기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정면충돌은 피하자`는 수(手)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강 장관의 발언 이후 집단 항명사태까지 점쳐지던 검찰의 강경기류도 많이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대검 중견간부 45명은 공동건의문을 통해 “검찰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인사심의기구 도입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지검 부장과 부부장검사 40여명도 회의를 갖고 투명한 인사를 보장해 달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긴급 소집됐던 서울지검 평검사 회의에서는 집단사퇴 등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검찰총장의 인사권행사와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인사위원회의 도입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한편 법무부의 인사지침에 따라 검찰에 통보된 고검장 승진 대상은 사시 14회 J검사장, 15회 K검사장, 16회 YㆍL 검사장이며, S검사장이 서울지검장으로 내정됐다는 내용도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변, 변협 등은 “검찰이 이번 사태에서 조직논리에 따라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집단 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고광본기자, 김한진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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