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에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주식매수청권이 과도하게 행사되면 합병 자체가 무산될 수 있고 합병을 하더라도 재무구조가 악화돼 합병법인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양사의 합병 계획안에 따르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액이 1조5,000억원을 넘으면 합병계획이 해제될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기업의 합병 등이 주주 총회에서 결의된 경우 이에 반대하는 주주가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회사가 정해진 가격에 사가도록 요구하는 권리다. 주식매수청구 한도는 양사 합병 기준 시가총액의 약 5%를 기준으로 삼았다. 과도한 주식매수청구 부담을 안고 합병을 진행하면 합병 법인의 재무상황이 나빠져 합병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각각 15만6,493원, 5만7,234원이다. 현재로선 두 회사의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보다 높기 때문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주주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합병비율이 불리하게 산정된 삼성물산 측 주주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은 1대0.35로 삼성물산의 주주는 1주당 제일모직 주식 0.35주를 교부받는다. 1조5,000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모두 삼성물산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하면 삼성물산 보통주 지분 17%에 해당하는 만큼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