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의 상황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꾸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고 변동성도 높아지면서 다소 적더라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말 그대로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일정한 수익을 내는 '절대수익'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일반적으로 채권 등의 시중금리에 플러스알파(+α) 수준을 기대한다. 고정된 수익을 필요로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돌고 있는 상황에 현재의 자산을 지키고 싶어하는 고액자산가, 꾸준한 수익을 필요로 하는 노후자금 투자자, 안정적인 월지급식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으로 해석되는 것이다. 절대수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결국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한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대체로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회사들은 제도 도입에 앞서 시장 선점 효과를 노려 유사 헤지펀드,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들을 쏟아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는 대개 상당부분을 채권에 투자,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일부를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운용하면서 초과수익을 얻는 방식을 사용한다. 크게는 '채권알파'와 '시장중립' 2가지 형태로, 채권알파형 펀드는 우량채권에 자산의 50~90%를 투자해 안정된 수익률을 확보한 후 나머지를 주식 등에 투자한다. 시장중립형은 주식투자비중이 다소 높지만 헤지펀드식 전략으로 손실위험을 헤지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채권알파 펀드로 푸르덴셜자산운용이 내놓은 '푸르덴셜스마트알파' 펀드를 들 수 있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 중 70~90%를 채권에 투자한다. 채권은 주요 편입대상을 국공채와 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집중해 안정성을 높였다. 나머지 자금은 주식 등에 투자하며 헤지펀드의 기본 전략 중 하나인 '롱쇼트' 방식을 사용한다. . 롱쇼트 전략은 계량적 주식선택모델(퀀트)을 활용해 전망이 나쁜 주식은 차입매도(쇼트)하고 이 자금으로 전망 개선이 기대되는 주식을 매수(롱)해 시장위험을 제로에 가깝도록 만들면서 두 주식 그룹간의 차이를 수익으로 얻는 방법이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9일 현재 3.30%다. 크게 높지는 않지만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1,061억원이 몰린 것에서 보듯 안정적인 수익률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키움자산운용이 내놓은'키움장대트리플플러스'도 지난해 12월 출시 후 358억원이 몰렸다. 이 펀드 역시 국내외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과 함께 헤지펀드식 운용전략인 '페어트레이딩'방식을 사용한다. 페어트레이딩은 동일 업종에서 고평가주를 팔고 저평가주를 사는 전략이다. 기업분할과 인수합병, 자사주 매입 등 기업 내용에 미칠 영향이 큰 사건을 예측해 투자하는 '이벤트드리븐'도 주요 구사 전략 중의 하나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에서 내놓은 '미래에셋마켓헤지분할투자'펀드는 시장중립형이라고 할 수 있다. 주가하락이 예상될 경우 주식편입비중을 늘이고 반대로 주가상승이 예상될 경우는 편입비중을 낮추는 분할투자전략을 사용한다. 다만 주식투자비중에 상응하는 주가지수선물 매도 비중을 유지하면서 위험을 헤지한다. 또 자산의 50% 이내에서 우량채권에 투자하면서 안정성을 높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말 '한국투자셀렉트리턴'펀드를 내놓았는데 이 펀드는 롱쇼트ㆍ페어트레이딩ㆍ선물옵션시스템트레이딩 전략을 활용한다.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로는 헤지펀드 등을 편입한 재간접펀드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한국투자글로벌오퍼튜니티' 펀드는 유럽의 공모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다. 편입된 펀드들은 사모 헤지펀드가 아닌 공모 헤지펀드이지만 롱쇼트ㆍ이벤트드리븐ㆍ글로벌매크로 등 헤지펀드식 운용전략을 구사하면서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공모펀드로서 투명성이 높고 자유롭게 환매가 가능하면서도 헤지펀드 만큼의 절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들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가 항상 플러스(+) 수익을 얻는 것은 아니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위험성이 낮다는 말이지 손실 가능성은 분명히 있고 실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류경식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채널마케팅본부 이사는 "고령화 사회의 진행과 함께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절대수익 추구형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