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 평가절하 자제돼야…환율 움직임 주시" 압박

"국제규범 준수" 촉구…日 "환율, 정책목표 아니다"
G7 재무, 환율·성장대책 논박 예고…EU "구조개혁 못 늦춰"

엔화 환율이 달러당 100엔 을 돌파하며 엔저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미국이 인위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려는 시도는 자제돼야 한다며 환율 조작 움직임이 있는지 주시하겠다고 압박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영국 에일즈베리에서 개막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에 앞서 "일본의 성장문제는 이해하지만, 국제규범의 틀을 벗어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시도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루 장관은 또 "이번 회의에서 이 같은 기본 규범을 언급하고, 이를 준수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 장관은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를 피하려면 각국의 경기 진작 노력은 국제적인 합의의 범위 내에서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루 장관은 이어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양적 완화는 15년간의 디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점진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은 정책목표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이번 G7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회담에서는 엔화 가치 급락에 따른 환율 전쟁을 둘러싼 논박을 예고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환율전쟁 우려와 관련, "주요국 경제정책의 조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시급하다"며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는 데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환율 문제는 의제로 상정될 것"이라며 일본이 신중한 환율정책을 약속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번 회담이 비공식 성격임을 들어 "논의 주제에는 어떤 금기도 없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경제성장을 끌어내기 위한 처방을 두고도 의견이 갈렸다.

미국은 "세계 경기 회복을 미국 혼자서는 이끌 수 없다"며 "성장 회복을 위해 유럽의 수요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독일에 엄격한 긴축정책을 완화하고 유럽의 경기부양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것으로 분석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동맹의 신속한 추진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됐다.

렌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같은 나라는 긴축 속도를 조절할 여유는 있지만, 구조적 개혁을 늦출 수 없는 어려움을 동시에 안고 있다"며 시각차를 드러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우선 논의할 의제로 통화정책 조율과 재정운용의 책임성 강화, 세계 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제시했다.

그는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중앙은행은 더 강력한 경기 활성화 수단으로 무장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유로존 주변국의 중소기업 지원 등 취약 부분에 대한 대출 확대 프로그램이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G7 재정 적자와 부채 수준이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공통의 목표 달성 위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공동성명 채택 없이 11일 폐막한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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